• 아시아투데이 로고
서울시향 신임 음악감독 벤스케 “악장부터 노조까지 ‘한 팀’될 것”

서울시향 신임 음악감독 벤스케 “악장부터 노조까지 ‘한 팀’될 것”

기사승인 2019. 06. 25. 11:14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시향은 언제나 가능성 열린 단체...소도시 구석구석 찾아가겠다"
오스모 벤스케 제공 서울시향
서울시립교향악단 신임 음악감독 오스모 벤스케가 24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제공=서울시향
“악장부터 노조까지 모두 ‘하나의 팀’으로 함께 어우러져 연주할 겁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새 음악감독을 맡은 핀란드 출신 지휘자 오스모 벤스케는 24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벤스케는 “누가 더 잘나고 더 잘하고 이런 것을 떠나서 ‘협력’에 중점을 두겠다”며 “서울시향의 미래와 더불어 ‘최선이 무엇인가’ 늘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벤스케는 클라리넷 연주자로 음악인생을 시작했다. 헬싱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클라리넷 수석주자로 활동했다. 때문에 누구보다 오케스트라의 생리를 잘 파악하고 있는 지휘자이기도 하다.

그는 미국 미네소타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핀란드 라티 심포니 명예지휘자 등으로 활동 중이다. 벤스케는 해당 오케스트라를 맡아 20년 이상 전력하며 지역 오케스트라를 세계적 수준으로 견인, 괄목할만한 성장 신화를 이뤄낸 지휘자다. 때문에 ‘오케스트라 빌더(builder)’란 별명도 갖고 있다.

포용적 리더십으로도 명성이 높다. 미국 미네소타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을 맡을 당시 16개월간 파업과 직장폐쇄가 벌어졌지만, 사태를 안정적으로 수습해 오케스트라를 재건한 것.

그는 1961년 미국과 쿠바의 외교단절 이후 반세기 만인 2014년 양국 관계가 회복되자 2015년 미네소타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쿠바에서 최초로 투어공연을 펼친 것으로도 유명하다.

벤스케는 “쿠바에서 미국·쿠바 국가를 함께 연주하겠다고 하니 거부해, 내가 책임지겠다고 한 뒤 쿠바 국가를 연주했다”며 “그 장면이 유럽과 미국 전역에 중계됐는데 그때 감동을 잊을 수 없다”고 돌아봤다.

그는 서울시향과 2015년부터 4차례 객원지휘를 통해 호흡을 맞췄다. 올해 2월에는 그의 최대 장기인 시벨리우스 전곡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국내 청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단원들과의 뛰어난 소통 능력을 보여줬다.

벤스케는 서울시향에 관해 “언제나 가능성이 열려 있는 단체”라고 언급했다.

“유명한 오케스트라도 단원들이 지쳐 있거나, 진부한 상태에 있는 곳들이 있습니다. 서울시향은 그렇지 않습니다. 언제든 새로운 시도가 가능하지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곳입니다.”

그는 서울시향의 오랜 숙원인 전용 콘서트홀 건립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이날 오전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면담에서 콘서트홀 건립을 요청한 그는 “리허설 장소와 공연 장소가 같아야 오케스트라 연주력이 좋아진다. 유럽과 미국 대부분 오케스트라가 그렇게 한다”며 “연주회가 좋은 비평을 받고 녹음을 하려면 전용홀이 없으면 어렵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수년 전 2020년까지 세종로공원에 서울시향 전용 콘서트홀을 건립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예산안이 서울시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난항을 겪은 상태다.

이날 간담회에 함께 한 강은경 서울시향 대표이사는 “전용홀은 서울시향 뿐 아니라 서울시민의 염원이 아닌가 한다”며 “해외 관광객, 지역민 등 누구나 찾는 서울의 명소인 ‘서울시민의콘서트홀’을 맞이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미네소타 오케스트라를 이끌며 미네소타 지역사회 곳곳을 찾는 공익공연을 통해 시민들과 깊은 유대관계를 쌓은 벤스케는 한국에서도 그렇게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오케스트라 음악을 듣기 힘든 곳을 찾아다닐 것”이라며 “소도시 구석구석을 찾아가 교향악을 접하지 못한 이들에게 음악을 들려주겠다”고 했다.

또한 그는 “베토벤, 브람스 등 유명 작곡가들의 곡을 연주하겠지만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젊은 작곡가들의 작품도 조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벤스케의 임기는 2020년 1월부터 3년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