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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부유세 부과해 달라”는 美 억만장자들

[사설] “부유세 부과해 달라”는 美 억만장자들

기사승인 2019. 06. 25.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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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소로스 등 미국의 억만장자들이 부유세(wealth tax)가 공정하고 애국적이라며 자신들에게 부유세를 부과해달라고 건의했다고 한다. 뉴욕타임스 (NYT)에 따르면 미 억만장자 19명이 대선에 도전하는 주자들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전체 1%의 미국 부자 중에서도 10분의 1에 해당하는 최고 부자인 우리에게 적당한 부유세를 부과해 달라”고 24일 건의했다.

억만장자들은 “부유세는 미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강하게 만들 것”이라며 “새로운 세수는 중산층이나 저소득층이 아닌 가장 부유한 사람들로부터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부유세가 클린에너지 혁신, 학생들의 학자금 대출채무 구제, 저소득층을 위한 세제 혜택, 인프라 현대화, 공공보건 비용 등에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세금을 더 내겠다는 것이다.

부유세는 내년 미 대선의 중요 이슈다. 실제로 민주당 대선주자 중 한 명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5000만달러(약 600억원) 이상의 자산가에게는 연간 2% 세금을, 10억 달러 이상의 부자에게는 3%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했다. 미국은 지난 30년간 하위 50%의 부는 9000억달러 줄어든 반면, 상위 1%의 부는 21조달러가 증가할 정도로 편중이 심했다. 이들의 제안이 실제로 실행될지는 두고봐야 한다. 하지만 부자들이 스스로 부유세를 내겠다고 나온 것은 감동을 준다. 이런 제안이 저소득층이나 가난한 사람들로부터 나왔으면 없는 자들의 푸념으로 치부될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 0.1%의 부자들이 스스로 부유세를 내겠다고 나와 현실화될 가능성은 아주 크다. 미 부자들의 부에 대한 인식을 잘 보여준다.

미 억만장자들의 제안은 ‘진정한 부자’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부유세는 잘사는 사람이 세금을 더 내자는 것인데 우리나라의 보편적인 생각과는 거리가 먼 얘기다. 얼마 전 미국의 한 대학 졸업식에서 자선가가 졸업생의 빚을 다 갚아주겠다고 해서 식장을 뒤집어 놓은 일이 있다. 다른 사람을 위해 돈을 쓰는 부자가 많을수록 사회는 밝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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