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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大기자의 이슈진단]초고령사회 도래, 노인시설 획기적 개선필요

[장용동 大기자의 이슈진단]초고령사회 도래, 노인시설 획기적 개선필요

기사승인 2019. 06. 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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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대기자
장용동 대기자
최근 노인 요양원 봉사를 가서 깜짝 놀란 것은 전체 시설이용자의 99%가 할머니라는 점이다. 할아버지들은 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남성이 여성에 비해 노후 독립의지가 강한 것일까. 그런 의문은 곧 풀렸다. 요양원 원장에 따르면 할머니와 달리 할아버지들은 대부분 요양병원으로 입소하는데 이는 할머니에 비해 할아버지는 폭력성이 강하고 힘이 세서 다루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양원에서 할아버지들의 입소를 기피, 할머니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공공지원이 많은 요양원의 경우 대기수요가 밀려있어 할아버지들은 어쩔 수 없이 개인부담이 많은 요양병원으로 입소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집단화한 노인 요양시설이나 병원이 앞으로 다가올 초고령 사회에 대응한 최적 대안일까. 불과 7년 후인 2026년엔 전체인구 5명중 한명이 노인일 정도로 노인 인구는 급속히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 노인 인구의 0.3%만 노인 주거복지시설에, 2%는 노인 요양시설에 거주할 뿐 97%는 일반주택에 거주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그저 막막하기만 하다. 노인 돌봄 문제를 사전 대비하고 풀어야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서울 서초구청이 최근 개최한 ‘초고령사회 어르신 돌봄 환경조성을 위해 가야할 길’이라는 심포지엄은 이런 점에서 시사한 바가 크다. 우선 정부차원에서 논의되고 지원되는 노인문제를 기초단체가 처음으로 직접 해결해보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특히 해당 기초단체에서 지역 주민의 특성과 지역 자원 등을 활용해 최적의 시범 모델을 만들어 간다는 차원에서 더욱 그렇다. 나이든 부모님을 멀리 떨어진 낯선 외지의 요양시설에 입소시키는 현재의 노인 케어 패턴을 개선해 익숙한 환경의 지역 내 커뮤니티에서 이를 수용한다는 것은 바람직한 대안임에 틀림없다. 예전처럼 3대 또는 4대가 한 집에 어우러져 북적거리며 살던 시절에는 한 가족 안에서 부모세대를 돌봐드리는 것이 지극히 사회 규범이었다. 하지만 1~2인 가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이 같은 사적 패러다임은 이미 무너져버린거나 다름없다. 이를 지역에서 받아 익숙한 환경과 시설에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인 돌봄 모델이야말로 새로운 희망으로의 탈출구가 아닐 수 없다.

네덜란드를 비롯해 미국, 일본 등 복지 선진국은 노인 환경에 맞춘 건축은 물론 기능과 시설 면에서 다양한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을 시도, 성공을 거두고 있다. 지역 포괄케어시스템을 중심으로 유니버설 디자인 개념의 일반화, 치유가든 설치, 의료와 치매시설의 복합화 등이 일반화되고 있다. 더 나아가 대학기숙사, 아동시설 등과 노인 요양시설을 연계함으로써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방과 후 교실 아동이나 어린이들이 노인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한다든지, 대학기숙사 입소자가 노인요양시설에 일정시간동안 근무하면 기숙사를 무료로 이용토록 하는 것이다.

수억 원대의 보증금에 매월 수백만 원을 내는 국내 요양시설의 대부분은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에 위치하고 있다. 게다가 노인들만을 집단으로 수용함에 따라 생활의 활력이 떨어지고 죽기 전 마지막 가는 장소쯤으로 여겨지는 게 현실이다. 정든 지역에서 가진 능력에 따라 자립적인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의료, 개호, 개호예방, 주거지원이 이뤄지는 지역포괄시스템의 확보가 현실적인 대안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전 국민의 60%가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단지별로 노인 요양시설을 갖추는 것도 고려해 봄직하다.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1층 필로티를 노인 요양시설로 만들어 활용하는 것이 그 예이다. 한때 논산 훈련소와 전방지역 군부대가 지역 경제를 좌우하던 때가 있었다. 시설과 이와 관련된 인구의 집합은 새로운 경제 동력이 될 수도 있다. 님비(NIMBY)보다는 고령화와 저출산을 극복하는 기초단체의 동력으로 활용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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