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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동설한의 중국 자동차산업, 업체들 생존 몸부림

엄동설한의 중국 자동차산업, 업체들 생존 몸부림

기사승인 2019. 06. 2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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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판매 거의 1년 내내 내리막길
지난 30여년 동안 쾌속질주를 이어온 중국의 자동차 산업이 최악의 불황에 직면하면서 길을 잃은 채 헤매고 있다. 해당 업체들과 관련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지만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동안의 승승장구를 통해 중국 경제를 견인한다는 자부심이 넘치던 업계에 좋은 시절은 가고 엄동설한 같은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신차 판매량에서 알 수 있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중국 언론의 26일 보도에 따르면 5월 말 기준으로 무려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6월에도 특별하게 나아졌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이 기록은 12개월, 즉 1년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에 도산 도미노의 공포가 도래할 가능성도 농후한 것이다.

지리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의 지리자동차 공장 모습. 경영 악화로 악전고투하고 있다./제공=징즈르바오
토종 업체들이 직면한 현실을 봐도 상황은 예사롭지 않다. 대표적으로 볼보 인수와 다임러 벤츠 지분 매입을 통해 글로벌 메이커로 발돋움했다고 자부하는 지리(吉利)자동차의 위기 국면을 꼽을 수 있다. 올해 5월까지의 신차 판매가 전년 대비 12%나 하락하면서 당초 목표에 크게 미달하고 있다. 현재 상황이 획기적으로 변하지 않을 경우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거둘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20년에 생산량과 판매량을 각각 200만대로 늘리겠다는 목표도 이미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유명 글로벌 브랜드와 합작한 업체들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창안(長安)포드를 비롯한 대부분의 업체들이 5월 기준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최소 10%, 최대 30% 판매 실적이 감소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일본의 소형 브랜드 업체인 스즈키가 충칭창안(重慶長安)자동차와의 합작을 종료하고 올해 초 엑소더스에 나선 것도 다 이유가 있는 셈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업체들과 관련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역시 감원. 거의 모든 업체들에 해당된다고 해도 좋을 만큼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미래가 밝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 유치에 관한 한 발군의 실적을 보이던 중고차 판매 플랫폼 런런처(人人車)의 경우 전체 인력의 무려 60%를 해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월에 돌연 부도설에 휩싸인 것은 다 이유가 있지 않았나 싶다.

감봉과 자사 및 협력업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자동차 강매는 말할 필요조차 없다. 지리자동차가 가장 적극적으로 동원하는 방법으로 알려졌다. 지리자동차 베이징 지사에 근무하는 40대 초반의 저우(周) 모씨는 “올해 월급이 줄었다. 그런데도 자동차 3∼4대를 매월 떠 안아야 한다. 버티기 어렵다. 차라리 퇴직금과 위로금을 받고 해고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면서 울상을 지었다.

중국 경제는 현재 미·중 무역전쟁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게다가 경제의 버팀목인 내수 경기도 좋다고 하기 어렵다. 중국인들의 지갑이 얇아지는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 자동차 시장만 지속적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인 것이다. 여기에 전기자동차를 비롯한 새로운 개념의 자동차가 속속 등장하는 것도 시장에 치명타로 작용하고 있다. 불행은 혼자 오지 않는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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