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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사위 쿠슈너 ‘500억 달러 팔레스타인 부흥안’, 회의적 반응

트럼프 사위 쿠슈너 ‘500억 달러 팔레스타인 부흥안’, 회의적 반응

기사승인 2019. 06. 2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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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shner Mideast <YONHAP NO-2852> (AP)
사진출처=/A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500억 달러 규모의 ‘팔레스타인 부흥안’을 제시했다. 쿠슈너 보좌관은 팔레스타인이 과거를 극복하고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여 경제적 부흥을 이룰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당사자인 팔레스타인은 물론 주변의 아랍 국가들도 실효성에 회의적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스라엘과 미국이 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라 제대로 정치적 추진력을 받기 어려운데다 이같은 경제적 회유를 팔레스타인이 받아들일 가능성도 희박하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2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쿠슈너 보좌관은 전날 바레인 마나마에서 열린 ‘평화에서 번영으로 워크숍’에서 팔레스타인이 과거로부터 벗어나 미국이 제시한 500억 달러 규모의 경제 부흥 계획을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쿠슈너 보좌관은 손 마사요시(孫正義·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 청중들 앞에서 연설을 갖고 미국이 마련한 500억 달러의 팔레스타인 경제 발전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쿠슈너 보좌관이 발표한 것은 구체적인 평화안 없이 미국의 대략적인 자금 지원 계획 규모와 용처에 대한 것이 전부였다.

쿠슈너 보좌관은 이것이 ‘세기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이 22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부흥안은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연결하는 회랑 건설 비용 50억 달러를 포함, 향후 10년 간 미국이 팔레스타인의 179개 사업에 500억 달러를 투자하는 내용이 담겼다. 2006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승리한 이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육·해·공을 모두 봉쇄하면서 약 200만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가자지구 안에 갇힌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봉쇄로 인해 가자지구의 경제는 황폐화된 상황. 쿠슈너 보좌관은 이 계획을 통해 10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빈곤은 반으로 줄어들며, 경제 규모는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은 물론이고 주변 아랍 국가들도 쿠슈너 보좌관이 발표한 계획의 실효성에 대해 회의론을 나타내고 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모두 이번 워크숍에 불참했다. 아랍 국가들은 이스라엘 총선이 오는 9월, 미국 대선이 내년에 치러지는 것을 감안할 때 이 계획이 추진력을 얻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팔레스타인은 트럼프 행정부가 예루살렘 문제나 난민 권한 같은 중요한 이슈들을 이스라엘의 입맛대로 결론짓는 것에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의 마흐무드 압바스 의장은 1967년 형성된 국경선을 따라서 팔레스타인을 하나의 국가로 인정하고, 동예루살렘을 팔레스타인의 수도로 인정하는 것에 대한 합의없이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자하 핫산 카네기국제평화기금 방문연구원은 팔레스타인의 경제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이스라엘의) 점령’이라는 단순한 이유에 있다면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스스로 국경을 통제할 수 없다. 그들은 수출도 수입도 제대로 할 수 없고,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도 얻을 수 없다. 직업적 교육을 위해 사람들을 팔레스타인 밖으로 보낼 수도 없다. 이런 간단하고 기본적인 것조차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미국과 팔레스타인 관계의 역사를 담은 ‘블라인드 스팟’의 저자 칼레드 엘긴디는 “쿠슈너의 계획은 사실상 계획이라고도 부를 수 없다”면서 “그것은 이스라엘의 점령이나 포위가 없는 상태에서 무제한의 자금지원이 이뤄졌을 때나 가능한 ‘위시 리스트’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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