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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현실로’ 카드사, ‘알짜 카드’ 무더기 단종

‘우려가 현실로’ 카드사, ‘알짜 카드’ 무더기 단종

기사승인 2019. 06.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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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면 중톱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예견됐던 이른바 ‘알짜 카드’ 무더기 단종 사태가 현실이 됐다. 카드사들이 올해 들어 발급을 중단한 신용·체크카드가 70여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로 통신, 주유비 등 할인과 적립률 혜택이 좋은 카드가 포함됐다.

단종된 ‘알짜 카드’는 업계에선 ‘적자 상품’으로 분류된다. 그간 일부 카드사는 손실이 예상되는데도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혜택이 높은 상품을 출시해 왔다. 그러나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줄자 비용 절감을 위해 이들 카드를 집중적으로 정리하는 것이란 분석이다. 이로 인해 자영업자의 수수료 부담을 결국 애먼 소비자가 떠안게 됐다는 지적이다.

26일 7개 전업카드사에 따르면 6월 현재 발급 중단된 카드상품은 총 63종이다. 여기에 다음 달 1일 3종(우리카드)이 추가될 예정이다. 반면 신규 발급 카드(리뉴얼 포함)는 10종 뿐이다.

카드사별로 판매 중지한 상품은 KB국민카드가 28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한카드(17종), 롯데카드(11종), 우리카드(4종, 7월 1일 3종 발급 중단), 삼성카드(2종), 현대카드(1종) 등이다. 이와 관련해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올초 제휴사와 계약 종료, 노후 상품, 중복 혜택 등 소비자들의 니즈와 시장 트렌드에 맞춰 상품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면서 카드 발급 중단이 상반기에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발급 중단된 상품은 통신, 동물병원·펫숍, 학원, 주유비 할인 등 다양한 생활 밀착형 혜택을 제공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았다. 대표적으로 ‘KB국민 파인테크 베이직(FINETHEC Basic)’, ‘혜담2카드’ 등은 혜택이 좋아 온라인 재테크 카페 등에서 입소문을 탄 카드다. 삼성카드가 발급 중단한 ‘전자랜드 삼성카드7’ 역시 적립률이 높고 적립금을 항공사 마일리지로 전환할 수 있어 인기를 끌었다.

카드 단종 사태의 주 원인으로는 수수료 인하 영향이 꼽힌다. 예를 들어 통신사 제휴 카드를 만들 때 수수료율과 투입비용이 ‘1대 0.9’라면 지금은 ‘0.5대 0.9’로 바뀌어 0.4가 손실이 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낮은 가맹점 수수료율 만큼 혜택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는 게 카드사들의 얘기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 당시부터 예상됐던 일”이라며 “앞으로 큰 폭의 포인트 적립이나 할인 혜택을 주는 ‘알짜 카드’를 보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은 신상품 출시 기준을 더 강화할 전망이다. 금감원은 향후 5년간 수익성을 따져 흑자가 예상되는 상품만 승인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과도한 혜택을 담은 ‘적자상품’을 애초에 막아 카드사들의 건전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규제 강화에 따른 소비자 혜택 감소와 관련해선 ‘수익자 부담’ 원칙을 강조해 왔다. 고객들이 적절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수료 정책으로 불똥이 튄 소비자들의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수익이 줄어든 카드사들이 단종이나 혜택 축소 등 손쉬운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며 “당국은 ‘수익자 부담’ 원칙만 강조할 게 아니라 카드사들의 신사업 진출 등을 유도하고 카드사들 역시 수익성 개선을 위한 질적 성장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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