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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주년 기념전 여는 안은미 “미술관이 클럽 될 겁니다”

30주년 기념전 여는 안은미 “미술관이 클럽 될 겁니다”

기사승인 2019. 06. 2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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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서 3개월간 개인전..."마음껏 흔들어 보세요"
안은미
무용가 안은미./제공=서울시립미술관
“지난 30년의 기록을 스스로 정리하기 위해 전시를 기획했어요. 제가 미술관에 압력을 넣었죠.(웃음)”

무용가이자 안무가인 안은미(56)는 26일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 열린 ‘안은미래’(Known Future)전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번 전시는 현대무용과 퍼포먼스 작업을 통해 한국과 아시아의 문화 정체성을 세계 곳곳에 알려온 안은미의 첫 개인전이다.

지난 30년에 걸친 안은미의 창작활동을 토대로 제작한 회화, 설치, 영상, 사운드, 퍼포먼스 무대와 아카이브 자료 등으로 구성됐다.

안은미는 3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보다 전시가 낫겠다는 생각에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고 전했다. 그는 “전시는 3개월 동안 할 수 있지만 공연을 3개월 하면 바로 병원에 간다”며 농담을 던졌다.

전시는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공간은 공연기록과 삶의 에피소드 등 안은미의 활동 이력을 비선형적 방식으로 구성한 연대표 회화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두 번째 공간은 안은미 작업을 관통하는 요소들의 집대성이다. 과거 공연에서 사용한 오브제를 활용해 재생산한 설치 작품, 안은미의 오랜 협업자 장영규가 제작한 사운드, 그리고 형형색색의 조명 아래 빛나는 무대가 관람객을 맞는다.

마지막 공간은 아카이브룸으로 과거 공연의 사운드, 의상, 디자인 자료 등으로 구성된다.

이번 전시에 관해 안은미는 “관객이 미술관에 들어가는 순간 할 수 없이 춤을 추게 돼 있다”며 “춤의 언어는 삶의 언어이다. 추상적 언어로 오묘하게 소통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미술관이 준비한 강연 프로그램 ‘안은미야’는 안은미와 무용가들이 관람객에게 춤을 가르쳐주는 ‘몸춤’, 공연 리허설을 선보이는 ‘눈춤’, 강연인 ‘입춤’으로 구성된다.

“예전에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 공연을 할 때 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없애니까 사람들이 미친 듯이 무대로 올라와서 나이트클럽처럼 돼 버렸죠. 이번에도 전신으로 관람하는 새로운 형식을 만들어내고 싶었습니다. 어린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 함께 할 수 있도록 했어요.”

전소록 서울시립미술관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가 안은미의 회고전인 동시에 미래탐구전이라고 소개했다.

전소록 큐레이터는 “안은미 작가는 2007년부터 무용 인류학, 즉 할머니, 청소년, 아저씨 등에게 무대를 허락해서 그들의 응축된 몸짓을 이끌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도 일반 사람들이 참여하고 관객의 활동 자체가 현대예술이다. 또한 기계와 함께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관해, 미래에 대한 이야기까지 제시하고 있는 전시다”고 설명했다.

1986년 이화여대 무용과를 졸업하고 안은미컴퍼니를 창단해 다채로운 작품세계를 펼쳐온 안은미는 ‘아시아의 피나 바우쉬’라고 불린다.

이에 관해 그는 “피나와 작품 세계는 완전히 다른데 외국의 어떤 평론가가 그렇게 쓴 것이 자꾸 언급되는 것 같다”며 “하지만 여자로서 가지고 있는 폭넓은 시각, 따뜻한 마음, 무엇이든지 수용하려는 것, 그런 여러 가지가 나와 비슷하다”고 얘기했다.

이어 그는 “피나의 집에 가면 매트리스 하나 달랑 있었다. 평생을 유랑으로 살다 갔다”며 “ 비슷한 면이 많아서 아주 재밌게 잘 놀았다”고 돌아봤다.

안은미는 이번 전시가 펼쳐지는 미술관이 ‘클럽’이 될 거라 단언했다.

“미친 사람이 돼도 괜찮을 공간이 될 겁니다. 여러분들도 언제 한번 마음껏 흔들어 보세요. 나이 들면 여기저기 자꾸 아프게 되는데 몸을 흔들면 병원에 갈 일이 없어요.”

전시는 9월 2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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