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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코웨이의 기구한 인생…다음 주인은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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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코웨이의 기구한 인생…다음 주인은 누가 될까?

박지은 기자 | 기사승인 2019. 06. 27.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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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올해 서른살입니다. 1989년 태어나 한국 정수기 시장을 이끌어왔습니다. 10살 무렵이던 1997년 외환위기 땐 창고에서 숨죽여 지내기도 했습니다. 200만원대에 달하는 값비싼 정수기를 사려는 고객이 없었기 때문이죠. 위기는 기회라고 했던가요? 정수기를 비싸서 못 사는 고객들에게 빌려줘 ‘대박’을 쳤습니다. IMF 시절 생활비를 보태고 싶어하던 주부들이 대거 ‘코디’로 취업했지요. 정수기로는 전세계 최초의 비즈니스 모델이었던 렌털 사업의 시작입니다. 2012년 또다시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오랜 사명이었던 ‘웅진코웨이’에서 ‘웅진’을 뗐습니다. 사모펀드와 6년을 거치며 스물아홉살이었던 지난해 매출은 2조7000억원, 국내 렌털 계정 수만 600만개에 달하는 ‘슈퍼 렌털기업’으로 성장했죠. 지난 3월엔 웅진그룹으로 다시 인수됐습니다. 하지만 석달 만에 제 이름에서 ‘웅진’을 떼어낼 예정입니다. 저는 새로운 가족을 만날 수 있을까요?

웅진코웨이가 또다시 매물로 시장에 나왔다. 웅진그룹은 27일 입장문을 내고 “웅진코웨이 지분 25.08%를 1년 내에 매각한다”며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웅진그룹과 웅진코웨이의 가치를 높이는 길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2012년에 이어 두 번째다. 웅진그룹은 2010년대 사들인 일부 계열사에서 돌발성 채무가 터져나오며 그룹 전체가 위기에 처했다. 2012년 웅진코웨이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넘겼다. 웅진그룹은 코웨이를 매각한 돈으로 빚을 갚아나갔다.

2019년 웅진그룹의 위기도 갑작스럽게 시작됐다. 웅진그룹은 약 1조6000억원의 빚을 내 코웨이 지분을 사들였다. 이 빚은 비주력 계열사인 웅진에너지 등을 매각해 갚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3월 웅진에너지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빚을 갚을 방법이 사라진 것 아니냐는 의심이 시작됐다.

결국 지주사 웅진의 신용등급이 하락했고, 재무 부담이 커졌다. 웅진그룹은 그룹 전체의 위기 대신 코웨이 매각을 택했다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상황 변화에 따른 웅진코웨이 매각은 6년 전과 비슷한 인상을 준다.

◇웅진그룹, 교육사업에 집중…코웨이 “하던대로”
웅진그룹의 중심은 웅진씽크빅이 된다. 웅진씽크빅은 학습지와 도서출판, 디지털 학습 콘텐츠를 개발해왔다. 연매출은 지난해 기준 6429억원대다. 학습지 시장 위축으로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디지털 학습 콘텐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윤석금 웅진 회장의 아들 윤새봄 전무도 지난해까지 웅진씽크빅 대표로 근무했다.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 매각을 통해 차입금 변제에 무리가 없으며, 지주사와 웅진씽크빅에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센과 웅진플레이도시 매각도 추진 중인 만큼 향후 안정적인 기업 활동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북센은 도서 중심의 물류 기업, 웅진플레이도시는 경기 부천시에 자리한 실내 놀이시설이다.

웅진코웨이는 렌털 사업에 집중한다. 웅진그룹이 지분 매각 절차를 진행하는 것과 별개로 렌털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웅진코웨이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내부 분위기에 대해 “처음이 아니라 다행인지도 모르겠다는 자조적인 반응도 있고, 우리가 해온 사업에 집중하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일이 없지 않느냐는 반응도 나온다”고 전했다.

◇최소 2조5000억원대 ‘빅딜’ 장…누가 사느냐에 따라 렌털 업계 판도 바뀔까?
렌털 업계는 1강(웅진코웨이) 3중(SK매직·쿠쿠홈시스·청호나이스) 구도다. 국내에서만 600만 계정을 보유한 웅진코웨이는 2~4위 기업을 압도하는 렌털 사업 규모를 자랑해왔다.

렌털 기업들은 웅진코웨이 1강 구도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대기업 중심으로 판도가 변할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렌털 업계 관계자는 “웅진그룹이 코웨이를 현재 렌털 사업을 하고 있는 LG전자나 아직 렌털 관련 부서가 없는 삼성전자에 판다면 엄청난 파장이 있을테지만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들 외에도 과거 코웨이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CJ나 렌털 사업을 키우는 롯데가 진입한다면 중견기업 중심이었던 렌털 시장이 대기업 경쟁구도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IB업계에선 코웨이 인수 대상기업으로 CJ, 롯데, GS 등을 꼽는다. 물론 이들이 인수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한편, 웅진씽크빅은 웅진코웨이 지분 매각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에 “재무 안정성 확보를 목적으로 웅진코웨이 지분 매각을 검토 중에 있으며,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답변했다. 이어 “구체적인 사항이 확정되는 시점 혹은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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