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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주 악재에도 ‘빚 내서 주식 사자’ 급증…코스닥 신용융자 6조 육박

바이오주 악재에도 ‘빚 내서 주식 사자’ 급증…코스닥 신용융자 6조 육박

기사승인 2019. 07. 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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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상승 기대…전문가 "변동성 관리 유념해야"
신용융자
미국에서의 임상시험 실패에 따른 바이오주 악재 때문에 증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도 코스닥 시장에서는 빌린 돈으로 투자하는 개미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외 변동성이 큰 바이오주는 업계 특성상 실적보다 미래 성장성을 보고 투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투자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종목이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의 신용융자 잔액은 지난 27일 현재 기준 5조6917억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이 6배나 큰 코스피의 신용융자 잔액(4조8176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올해 들어 신용융자 잔액 최저치를 기록했던 1월2일에 견줘 1조1429억원 늘었다. 6개월 만에 25%나 불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3.3% 오르는 데 그쳤다. 상승장을 기대하고 빚을 내 주식을 샀는데 코스닥지수 상승세는 크지 않았다는 얘기다. 신용융자란 개인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서 이자를 내고 빌린 돈을 뜻한다.

빌린 돈은 주로 바이오주와 IT 관련주로 흘러갔다. 신용거래잔고율 개별 상위 종목 1위는 제일바이오로, 신용잔액률은 전체 주식의 12.43%다. 이어 알에프텍(12.32%)·삼본전자(12.30%) 등 부품주가 뒤를 이었다. 영인프런티어(11.91%)·중앙백신(11.86%) 등 바이오주도 상위에 올랐다.

코스닥 시장 신용융자 잔액은 코스닥지수가 16년 만에 920선을 돌파했던 지난해 1월 6조원대를 기록한 뒤 코스닥지수 하락과 함께 올해 1월엔 4조5000억원 수준까지 내려왔다. 최근 들어 신용융자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주가 상승 기대감에 투자자들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1월2일 660대였던 코스닥지수가 지난 4월 올 들어 장중 최고점인 770대까지 오르면서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미 연방준비제도가 금리인하를 사실상 기정사실화하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하락한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자들은 저금리 환경에선 수익률을 찾아 증시에 눈을 돌린다.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선 변동성 관리에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용거래 비중이 큰 종목은 지수가 하락할 때 더 많은 매물이 나와 하락폭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돈을 빌려준 증권사는 주가 하락으로 신용융자 담보 가치가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질 경우 돈을 빌린 개인이 추가 자금을 납입하지 않으면 해당 주식을 강제 매도하는 반대매매에 나선다.

최근 에이치엘비의 미 식품의약국 허가 신청 좌절 등 바이오주 악재가 연이으면서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기준 10조원 이상 증발된 것이 대표적이다. 코스닥시장의 84개 제약·바이오 종목으로 구성된 제약업종 지수 시가총액은 지난 한 주간 30조220억원에서 28조3260억원으로 1조6960억원 줄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닥 전체 시총 감소액(10조5860억원)의 16%에 달한다. 바이오주는 임상실패로 급락하는 사태가 잦은 종목이다. 코오롱티슈진의 경우 인보사 허가 취소 사태로 상장 이후 최고점 대비 10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고 현재는 거래정지 상태다. 코오롱생명과학 주가도 70% 이상 급락했다. 대규모 손실을 본 코오롱티슈진과 코오롱생명과학 소액주주들은 26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오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태라 시장은 작은 충격에도 흔들릴 수 있다”며 “여기에 6월 수출 증가율·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등 각종 이벤트가 예정된 점도 시장 경계심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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