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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털산업 40조 시대’라는데, 웅진코웨이·청호나이스·SK매직 설치·서비스 기사들이 뿔난 이유

‘렌털산업 40조 시대’라는데, 웅진코웨이·청호나이스·SK매직 설치·서비스 기사들이 뿔난 이유

기사승인 2019. 06. 3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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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고용 노동자라 산재 처리 안 돼
렌털 기사들 산별노조 결성해 대응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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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천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공동위원장(왼쪽)과 이현철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공동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서대문 구청에서 열린 노조 출범식에서 선언문을 읽고 있다./사진=박지은 기자 @Ji00516
“렌털업계가 큰 폭의 성장을 하는데, 노동자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 렌털 기사는 특수고용노동자라서 일을 하다가 다쳐도 산업재해(산재) 처리를 받지 못한다. 유류비 지원이 여전히 없는 회사도 있다. 기업별 노동조합(노조)이 회사와 협의해왔지만, 이젠 렌털 업계 노동자들이 힘을 합치려 한다.”

지난 29일 서울 서대문구청 대강당에서 만난 이도천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공동위원장은 이같이 말했다.

전국가전 통신 서비스노동조합은 웅진코웨이·청호나이스·SK매직·쿠쿠홈시스 등 렌털 설치·서비스 기사 3000여 명이 모인 산별 노조다. 산별 노조란 동일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하나의 노동조합으로 조직하는 것을 뜻한다. 국내 렌털 업계에서 산별 노조가 탄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객 확보 경쟁이 치열한 렌털 기사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유는 무엇일까.

이도천 전국가전 통신 서비스노동조합 공동위원장은 “자회사를 만들어 렌털 기사를 채용하고 이 자회사가 본사(원청)의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구조인데, 대부분 적자기업으로 운영된다”며 “노동자들이 처우를 개선해달라고 하면 회사가 힘들어서 안 된다는 식”이라고 주장했다.

렌털 기사들은 산업재해(산재) 처리를 받을 수 없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특수고용 노동자로 분류되는 탓이다. 이날 출범식에서 공개된 노조원들이 보내온 동영상 편지에도 ‘계단으로 정수기를 들고 오르내리다가 다쳐도 아무런 보상을 받을 수 없어 걱정이 크다’ 등 건강과 관련된 부분이 상당수였다.

지난해 근로복지공단의 통보도 이들을 뭉치게 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단체협상을 통해 사 측으로부터 산재 처리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조항을 따냈는데, 근로복지공단에서 특수고용노동직이기 때문에 안 된다고 통보했다”며 “우리끼리 노력한다고 바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일부 렌털 기업들은 산별 노조 출범 이전부터 서비스·설치 기사 처우 개선에 신경을 쓴 분위기다. SK매직은 “자회사 SK매직서비스에서 현장과 협의해 근무환경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며 “자신의 차량으로 운행하는 서비스 기사에겐 기본 22만원, 처리 건당 1500원의 유류비를 지원한다”고 했다. 청호나이스는 “자회사 나이스엔지니어링 소속 엔지니어들과 올 초 유류비, 식대 지원 확대 등에 합의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웅진코웨이는 “서비스 요원에게 관리 제품, 이동비 등을 고려해 서비스 수수료를 지급한다. 이동 거리에 따른 추가 수수료 지원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렌털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전국가전 통신 서비스 노동조합의 주요 구성원이 웅진코웨이, SK매직, 청호나이스 3사 자회사 소속 직원이 대부분인 만큼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편, 국내 렌털 시장은 최근 급성장하면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06년 3조원에 불과하던 국내 렌털 시장 규모는 2016년 25조9000억원, 지난해에는 31조9000억원까지 급성장했다. 2020년에는 40조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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