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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반도체·디스플레이, 日 리스크에 “예측불가”

요동치는 반도체·디스플레이, 日 리스크에 “예측불가”

기사승인 2019. 07. 01.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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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일제히 "상황 예의주시…대책 논의 불가피"
수출 규제 발표 3개 품목, 일본 의존도 높아
"공급 과잉 상황서 가격 협상 가능성" 전망도
[이미지 자료]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 현장. /제공=삼성전자
일본 정부가 1일 스마트폰·TV용 반도체에 제조에 필요한 3개 품목에 대해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밝히면서 국내 관련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미중 무역 분쟁 완화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일본발 리스크가 새롭게 부상하며 한국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업계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날 일본 경제산업성이 한국으로의 수출 관리 규정을 개정하겠다고 밝힌 품목은 감광제·고순도 불화수소·플루오린 플리이미드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이들 품목의 한국 수출 절차를 간소화하는 우대 조치를 적용해왔으나 앞으로 한국을 우대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식을 오는 4일부터 취한다. 다시 말해 수출을 전면 금지 하겠다는 게 아니라 관련 절차를 까다롭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해당 품목들은 일본산의 의존도가 높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월까지 감광제·고순도불화수소·플루오드 폴리이미드의 대일 수입의존도는 91.9%, 43.9%, 93.7%다. 고순도 불화수소도 일본 업체들이 세계 수요의 70%를 담당한다. 국내 대표적인 반도체 및 TV 제조사는 삼성전자·LG전자·SK하이닉스다. 산케이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사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 밖에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고 전했다. 당장 재고 관리 측면에서 섣불리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한창 대책을 마련하고 논의하는 상황”이라면서 “특히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는 현재 일본산을 사용 중이기 때문에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일본산을 사용하고 있는지도 아직 파악 단계라서 대책 마련에 대해 언급하기에도 너무 이른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해당 업체들이 당분간은 수급에 큰 문제를 겪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무엇보다 당장 반도체 업계는 수요에 비해 공급 부족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양재 KTB 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악의 경우 국내 제조사들이 단기적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지만 현재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수급은 공급 과잉 국면이어서, 국내 제조사가 과잉 재고를 소진하고 생산 차질을 빌미로 가격 협상력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가뜩이나 재고 부담이 큰 국내 메모리 업체들은 자연스럽게 감산 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아 반도체 사이클 바닥 시점을 앞당기는 효과도 있을 수 있다”면서 “(수출 규제) 시행 기간이 장기화하지만 않는다면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 및 주가에 큰 악재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위협적일 수 있다는 우려는 쉽게 가라 앉지 않을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수출 규제가 장기화 될 경우 대체 가능한 품목이 있고 대체 불가능한 게 있어 장기적으로 봤을 땐 생산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1차적으로는 허가나 승인을 받기 위한 노력을 해야되겠지만 안될 경우도 생각하고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 대체 가능한 품목들은 최대한 국내 기업이나 다른 거래선으로 물량을 확보 해나 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대체가 불가능한 품목은 감광제라고 하는 화학물질인데, 이건 짧은 시간 안에 해결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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