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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승계 속도내는 정기선 현대重 부사장

경영 승계 속도내는 정기선 현대重 부사장

기사승인 2019. 07. 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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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찾은 사우디 왕세자 면담
합작회사 지분 확대 협약 체결
VLCC 등 중동발 수주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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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승계를 앞두고 있는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의 적극적인 경영 행보가 눈길을 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만나 협력 관계를 공고히한 데 이어, 이를 기반으로 중동발 대형 수주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 부사장의 경영 행보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사우디 국영 해운선사 바흐리는 이달 사우디 합작조선소(IMIC)에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을 발주한다. 현대중공업은 VLCC 건조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번 발주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사장은 지난달 26일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의 만남에서 사우디 아람코·현대중공업·람프렐·바흐리 간 합작회사인 IMI의 현대중공업 지분을 10%에서 20%로 늘리는 등 협력관계를 확대키로 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정 부사장은 지난 2015년부터 사우디와 인연을 맺고 협력 사업을 이끌어 왔다. 같은 해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와 함께 총 5조원을 투입해 ‘킹 살만 조선소’를 합작 설립하는 프로젝트를 주도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당시 ‘정기선 프로젝트’라는 별칭이 붙여지기도 했다.

업계는 정 부사장이 사우디 왕세자와 회동에서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고, 그간 사우디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번 일감을 수주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바흐리가 발주할 예정인 VLCC는 현대중공업의 주력 선종 중 하나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현재 세계에서 운항 중인 초대형 원유운반선은 총 748척이다. 이 중 현대중공업그룹이 건조한 선박은 폐선을 제외하고 총 186척으로 전체 선대의 4분의 1에 달한다. 그룹 내 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 자리도 겸직하고 있는 정 사장이 그동안 해외에서 일감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영업 행보를 보여온 만큼 사우디에서 추가 수주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그룹(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포함)은 올해 5월 말까지 총 37척, 28억달러를 수주했다. 이는 올해 현대중공업 조선부문 수주 목표치인 159억달러 대비 20%에도 못 미치는 실적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의 상반기 수주 실적이 저조한 만큼 사업 협력과 일감 수주 등 사우디 특수로 정 부사장의 위상은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하반기 수주 전망은 밝다.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발주가 하반기에 몰려 있어 뛰어난 LNG선 건조 기술력과 경험을 가진 국내 조선 3사의 대규모 수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바흐리가 발주한 초대형유조선 선박과 함께 사업 규모가 8조원에 달하는 아람코의 마르잔 유전개발 프로젝트 수주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와는 별도로 현재 대표를 맡고 있는 현대글로벌서비스의 성장세도 정 부사장의 경영능력을 뒷받침해 줄 것으로 보인다. 정 부사장은 지난 2017년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지난해 매출이 2배로 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현대글로벌서비스는 2020년까지 2조원의 매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 부사장이 사우디와의 협력에 이어 올해 선박 수주 시장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잡는다면 경영권 승계를 앞두고 현대중공업그룹 내 위상은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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