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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억과 추모의 장소로 재탄생 되는 효창공원

[칼럼] 기억과 추모의 장소로 재탄생 되는 효창공원

기사승인 2019. 07. 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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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애 대진대학교 교수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와 최첨단의 시대에 경제적인 풍요로움 속에 살고 있는 우리. 늘 6월이 되면 정신적·문화적 배고픔으로 가슴이 시려오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가슴 속에 아련하고, 기억에 묻혀있던 선열들의 희생에 대한 추모와 그리움이 피어오르기 때문일 것이다.

역사 속에 묻혀 있고, 후손들의 무관심으로 사실상 방치되던 효창공원. 서울시가 국가보훈처와 공동으로 ‘효창독립 100년 공원 구상안’을 제시, 김구 선생 등 독립운동가 7인이 잠든 ‘효창공원’을 100년 기념공원으로 조성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부끄러움과 죄송스러운 마음의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오늘의 우리를 존재하게 하고, 대한민국을 세계 속에 우뚝 서게 희생하셨던 분들께서 우리의 심장부에서 깨어나 가슴 설레고 벅찬 감동으로 서울 시민과 국민에게 다가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다소 개운치 않은 뒷맛과 아픔을 느낄 수 있다. 이곳은 원래 정조의 장자인 문효세자와 의빈성씨 등 왕실의 묘역이 있던 장소다. 그런데 일제는 그 자리에 골프장 같은 유흥시설을 지었고, 규모도 1/3 정도로 대폭 축소하여 민족의 혼을 말살하려 했다. 해방 후 이곳에 김구 선생의 주도로 독립운동가 7인의 묘역을 조성하였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시민들과 유리된 채 수십 년 동안 닫힌 공간으로 정체되어 있었다. 효창운동장(1960), 반공투사기념탑(1969), 그리고 대한노인회관(1972) 같은 시설물들이 추가로 들어섰지만, 노후화 되면서 지금의 효창공원은 뚜렷한 이유 없이 시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던 것이다.

서울시는 3.1운동 100주년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1919. 4. 11) 100주년을 맞아 ‘효창공원’ 바로 세우기를 위해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 ‘효창 독립 100년 공원 구상안’을 발표한 바 있다. 효창운동장은 창의적 계획을 통해 변화 가능한 ‘다층적 공간’이 되고, 독립운동가 7인의 묘역은 ‘일상 속 성소’가 되며 주변지역은 ‘확장된 공원’이 되는 것이다. 잊힌 공간으로 머물러 있던 효창공원이 본래의 건립정신을 되살려 공원과 지역사회의 경계를 허물고 시민들의 일상 속에 한 걸음 더 다가가려 하는 것이다.

아울러 일제 강점기에 민족의 혼을 되살린 스포츠 영웅 손기정과 남승룡 체육공원에다 이봉창 의사 기념관도 문을 열 예정이다. 효창운동장은 공원의 정신과 어울리는 시민축구장으로 탈바꿈한다. 효창운동장을 창의적인 공간으로 전면 개조하되, 축구장 하부에는 체육인들의 애국정신과 투혼을 기록하는 기념공간이 조성될 예정이다.

또한 서울시는 효창공원을 시민들이 조국의 해방을 위해 헌신한 역사 속 인물들과 일상 속에서 대화할 수 있는 역사적 상상력이 넘치는 기억의 장소로 재창조한다. 베를린의 ‘홀로코스트 추모공원’이나 쇼팽·오스카 와일드 등 유명인들이 안장된 파리의 아름다운 도심공원인 ‘페르라셰즈 묘지공원’ 같은 공간으로 만든다는 것이 서울시의 취지다.

시민들에게는 일상 속 호국 체험 교육과 체력 단련의 장, 선열들의 추모의 장 등 복합 공간이 될 것이다. 효창공원 100년 기념공원 사업은 후손에게 공감과 감동으로 기억되는 교육 체험 공간이자 기성세대에게는 자긍심을 바탕으로 한 일상 속의 추모공간이 될 것이다. 나아가 나라사랑의 신(新) 사회운동을 전개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다. 이번 재조성 사업이 선열들에 대한 숭고한 희생 보답은 물론 미래 세대가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효창 100년 공원’을 만들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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