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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항공산업 급속 성장…지난해 매출만 16조원

동남아시아 항공산업 급속 성장…지난해 매출만 16조원

기사승인 2019. 07. 0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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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33년까지 신규 항공기 수요는 3만6770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가운데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1만3460대로 전체의 37%를 차지하고 있다. 연간 국제선 여객수요(RPK) 성장율도 6.3%로 세계 평균인 5%를 웃돌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데, 특히 동남아시아는 7.7%에 이른다. 이처럼 항공 수요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항공정비사업(MRO)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의 항공산업 매출 역시 16조원을 넘어서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항공기 관련 기업들이 저렴한 노동력을 찾아 동남아시아에 둥지를 틀고, 동남아시아는 이들에게 얻은 기술로 자국의 항공산업 육성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항공정비사업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항공산업 매출은 1조5000억엔(약 16조2730억원)에 달했다. 싱가포르가 111억 싱가포르달러(약 9조5820억 원)로 수위를 달리고, 말레이시아가 뒤를 이어 144억 링깃(약 4조810억원)을 기록했다. 항공정비사업은 안전한 운항을 위해 주기적으로 항공기를 검사·분해·수리하는 것으로 운항 정비· 분해 정비· 엔진 정비·구성품 정비 등으로 나뉜다. 세계 항공정비시장은 향후 10년 간 연 3.9%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말레이시아 투자진흥청(MIDA)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10년 간 연 5.7% 성장해 2022년에는 231억 달러 규모의 세계 최대 항공정비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정부가 나서 항공산업 전용 공단을 운영하고 있다. 항공산업은 미래의 신(新)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 엔진 제조업체인 영국 롤스로이스와 미국의 프랫 앤 휘트니 등 60개 이상의 기업이 이 공단에 항공기 연구개발·설계·제조·항공정비 거점을 두고 있다. 미국 항공산업 컨설팅업체 리햄의 뵤른 페른은 “항공산업은 기계가 있어도 어쩔 수 없이 사람의 손을 빌리는 작업이 필수적”이라며 “이 때문에 많은 항공 관련 기업들이 비교적 인건비가 저렴한 동남아시아로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의 셀랑고르에서는 이 지역 기업인 UMW에어로스페이스가 공장에서 항공기 엔진부품을 제조하고 있다. UMW에어로스페이스는 생산된 엔진부품을 영국 롤스로이스의 싱가포르 소재 제조 공장에 납품하고 있다. 엔진부품은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의 787기종에도 장착된다. 롤스로이스는 2017년 해당 엔진부품의 제조를 UMW에어로스페이스에 위탁한 바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외국자본 100% 기업의 진출도 허용하고, 법인세 감면 등 혜택을 주며 해외 항공 관련 기업들을 유치하고 있다. 롤스로이스 뿐만 아니라 미국의 허니웰인터내셔널 등 외국 기업도 제조 거점을 말레이시아에 두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노리는 것은 이를 통한 UMW에어로스페이스 등 자국 기업 육성. 허니웰인터내셔널은 UMW에어로스페이스에게 항공기의 주날개와 기수(機首·항공기의 맨 앞머리) 부품, 브레이크 등을 구매하고 있다.

항공산업 육성 움직임은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필리핀은 2022년까지 항공산업의 매출 목표를 2015년의 4배인 25억 달러로 잡고 공을 들이고 있다. 태국은 항공기 부품 업체 26개사에 세금우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타이항공과 함께 항공정비 거점 마련에 나서고 있는 태국은 유럽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의 항공정비사업 유치에도 성공했다. 최근 동남아시아는 항공정비로 존재감을 높이고 있는데, 항공정비 대기업인 싱가포르 테크놀로지 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엔진 167대를 수리하고, 4만3000개의 부품을 공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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