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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불매운동에 백기든 태국계 빅씨마트

베트남 불매운동에 백기든 태국계 빅씨마트

기사승인 2019. 07. 0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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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계획 재조정으로 베트남 의류 구매 않겠다" 발표에 업계관계자, 시민들 "베트남 제품 구매 않는 외국 마트 이용 않을 것" 반발
빅씨
지난 2일 태국계 대형마트 체인인 베트남 빅씨(Big C)가 베트남 의류 구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호찌민시에 위치한 센트럴 그룹 베트남 법인 앞에 모여 항의하는 베트남 의류 업계 관계자들의 모습./사진=VTV1 뉴스 캡쳐
최근 베트남에선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미디어(SNS)에 대형마트 빅씨(Big C)의 회원카드를 자른 ‘인증 샷’이 대거 올라왔다. 빅씨는 지난 2016년 태국 최대 소매기업인 센트럴그룹이 프랑스의 카지노그룹으로부터 인수한 베트남의 태국계 대형마트. 베트남 빅씨가 베트남 의류 구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히자 베트남 소비자들이 보이콧에 나선 것이다. 고조되는 비난 여론에 결국 빅씨는 계획을 철회했지만 일각에선 베트남산 제품을 마냥 감싸고 돌 수는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국산품의 품질 제고가 필요하다는 자성의 목소리인 셈이다.

VN익스프레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일 빅씨는 “본사 지시에 따라 베트남 시장 전략 개편을 위해 베트남 의류 구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소식에 의류를 납품하던 200여개 업체를 비롯, 베트남 전역의 4000여개 공급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빅씨에 납품중이던 업체 관계자들과 노동자들은 호찌민시에 위치한 센트럴그룹 베트남 법인을 급히 찾았다. 베트남 소비자들도 “베트남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외국 마트 빅씨에서 제품을 사지 않겠다”며 회원카드를 자르는 등 불매운동이 일기 시작했다.

베트남 정부도 나섰다. 상공부 관계자는 “베트남 제품 구매를 우선시하거나 강제할 수 있는 법률은 없다. 세계무역기구(WTO)의 국제 규범과 관행을 따라야한다”면서도 “기업은 지역 경제에 기여하고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 센트럴그룹과 해당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론이 악화되자 빅씨는 이틀만인 4일 “전면 구매 중단이 아니라 일시 중단이었을 뿐”이라며 “최대 2주 안에 다시 베트남 의류를 구입하겠다”고 밝혔다.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 상공부·센트럴그룹 베트남 법인·태국 본사에서 온 고위 관계자들의 회의에서 센트럴그룹은 “빅씨에서 판매중인 제품의 90%가 베트남 제품이며, 앞으로도 이같은 비율을 유지할 것”이라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사람은 베트남 물건을 쓰자”는 움직임에 결국 태국계 대형마트가 백기를 든 셈.

그러나 “빅씨에서 판매되던 옷들은 길거리 싸구려 옷 수준에 대형마트 가격을 받아 경쟁력이 없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다수. 일각에선 “자유경쟁 시장에서 언제까지 국산품이라고 두둔하거나 애용하라고 강요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일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법적인 규정도 없을뿐더러 정부가 압력을 행사해서도 안 될 일”이라며 “베트남 업체들이 국산품의 품질을 높여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트남 국산품이 경쟁력을 갖추기 전까지 어느 정도 보호장치가 필요하지만 합리적 가격의 고품질 외국 상품들 사이에서 베트남 정부와 소비자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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