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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싼 중국산 장난감 밀물에…베트남 완구업계 한숨

값싼 중국산 장난감 밀물에…베트남 완구업계 한숨

기사승인 2019. 07. 0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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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장난감, 미중무역전쟁 여파로 예년보다 싼 가격으로 베트남 시장에 쏟아져…
저렴한 중국산 제품에 내수시장에서조차 경쟁 밀릴까 우려
장난감
베트남 길거리 중국산 장난감을 판매하는 노점상의 모습./사진=하노이 정리나 특파원
노란 고무 오리, 통통 튀는 장난감…. 이는 길거리 노점상에서부터 페이스북을 통한 온라인 판매에 이르기까지 최근 베트남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장난감들이다. 최근 급증한 이 장난감들은 미·중 무역전쟁의 산물. 미국의 고율 관세를 피해 저렴한 가격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중국산 장난감 때문에 베트남 완구업계는 한숨을 내쉬고 있다. 중국산 장난감이 압도적으로 다양하고 저렴해 베트남 내수시장에서도 밀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VN익스프레스는 7일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더욱 저렴해진 중국산 장난감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무역전쟁으로 인해 미국으로의 수출이 막힌 중국 업체들이 싼 가격으로 베트남을 비롯한 여타 국가로의 수출을 노리고 있는 것. 장난감 수입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호앙은 “무역전쟁에 따른 고율 관세를 피해 중국산 장난감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며 “가격도 예년보다 30% 가량 저렴해 수입량을 지난해의 두 배로 늘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수입하는 장난감의 60%는 중국산, 나머지는 베트남산과 미국산이라고 설명했다.

고급 장난감을 취급하는 전문 판매점이 등장하고 있는 추세지만 대부분의 베트남 소비자들은 시장이나 소규모 상점을 통해 구할 수 있는 저가형 완구를 선호한다. 하지만 저가형 완구는 중국산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 장난감 비행기의 경우 중국산은 10만~15만동(약 5000~7500원) 선이지만 베트남산이나 한국·일본산의 경우 5배는 더 비싸다. 장난감 판매점이 밀집한 하노이 항마거리의 상인들 역시 “일부 상류층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사는 장난감은 중국산”이라며 “레고 같은 유명 제품도 중국산 카피 제품이 훨씬 싸고 많이 팔려 판매점들도 그것을 들여놓는다”고 전했다.

상인들은 “종류나 가격도 중국산이 베트남산에 비해 훨씬 다양하고 저렴하다”고 말했다. 실제 판매점에선 300만동(약 15만원) 상당의 정품 장난감을 카피한 중국산이 80만동(약 4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고무인형은 1만~6만동(약 500~3000원)선이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베트남 완구시장에서 중국산 장난감의 수입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2017년 중국산 장난감 수입액은 5670만 달러(약 668억6631만원)에서 2018년 6870만 달러(약 810억1791만원)으로 21% 급증했다. 올들어 지난 5개월 동안의 수입 금액은 벌써 3580만 달러(약 422억1894만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올해 또다시 최고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베트남 완구업체들은 난색을 표할 수밖에 없는 상황. 한 완구업체 관계자는 “밀수로 들어오는 중국산 장난감도 상당하다. 가격 측면에서 중국산 장난감을 절대 이길 수 없다”며 “올해 상황이 더 안 좋아질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상황에 전문가들은 의류·피혁·가구와 같은 저렴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경고도 던진다. 미국의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해 베트남을 우회수출 루트로 택하거나 대체시장을 물색하는 과정에서 베트남 시장에 저렴한 중국산 제품이 범람할 수 있다는 것. 저렴한 중국산 제품에 베트남산 제품이 내수시장 경쟁에서조차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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