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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육아, 괴롭힘의 대상?…일본 강타한 ‘파타하라’

아빠의 육아, 괴롭힘의 대상?…일본 강타한 ‘파타하라’

기사승인 2019. 07. 08.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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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파타하라(paternity + harassment)는 일본에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신조어. 아버지란 이유로 받는 ‘직장 내 괴롭힘’을 총칭하는 말인데, 최근 기업들이 육아휴직을 사용한 아버지들에게 전근 등의 불이익을 주자 비판 여론과 함께 급부상하고 있다.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이지만 아버지, 즉 남성의 육아휴직에 대해서는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파타하라 이슈는 지난 4월 한 여성의 트윗에서 시작됐다. 당시 이 여성은 “믿을 수가 없다. 남편이 육아휴직에서 복귀한 지 이틀만에 상사에게 불려가 다음달부로 지방(간사이·關西)으로 전근가게 됐다”고 밝혔다. 이 트윗은 일본의 소셜미디어(SNS)를 뜨겁게 달구며 파타하라에 대한 비판 여론의 불씨가 됐다. 이 남성은 결국 5월 31일 울며 겨자먹기로 퇴사하게 됐다. 집을 구매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아이들의 교육 문제도 있어 전근이 어려웠기 때문. 다음날인 6월 1일 아내가 파타하라를 한 기업을 암시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해당 기업은 화학업체인 가네카. 인터넷상에서 가네카의 파타하라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이날 가네카의 주가는 급락했다.

또다른 남성이 법원에 비슷한 일로 기업을 제소하면서 파타하라 이슈는 몸집을 키웠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아식스의 전(前) 직원은 파타하라를 당했다는 이유로 아식스를 도쿄법원에 제소했다. 이 남성은 지난해 3월 둘째 아이를 위해 1년 간 육아휴직을 쓴 후 복귀했지만 회사는 그를 영어 번역 등 남성이 기존에 하지 않던 업무로 발령을 냈다.

파타하라가 사회 문제로 부상하자 자민당의원연맹은 남성의 육아휴가 취득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제언서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 제출하기도 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2018년 고용균등기본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육아휴직 취득률은 82.8%에 달하는데 비해 남성은 6.16%에 그친다. 지난해 일본의 출생아는 1899년 인구통계 조사를 시작한 이후 11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자연 감소 인구는 처음으로 40만명을 웃돌면서 인력 부족에 대한 위기감은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이에 아버지의 육아에 대한 지원과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일본 내에서 힘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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