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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 가격 인상에 방글라데시 의류업계 후폭풍…생산비 급등

천연가스 가격 인상에 방글라데시 의류업계 후폭풍…생산비 급등

기사승인 2019. 07. 11.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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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수출의 80%를 차지하는 의류산업은 7%대 경제 성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하지만 최근 방글라데시 정부가 급격한 천연가스 가격 인상을 발표하면서 의류산업의 경쟁력 상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방글라데시의 에너지원은 가축 배설물과 농산물의 부산물을 이용한 바이오매스와 국내 생산의 천연가스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전력 생산에 필요한 천연가스 확보가 시급한 상황. 하지만 10년 내 천연가스 고갈이 전망되면서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통해 충당해온 방글라데시 정부는 LNG 수입 손실을 메우기 위해 천연가스 가격 인상에 나섰지만 의류업계의 거센 반발을 낳고 있다.

닛케이아시안리뷰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정부는 2020회계연도의 시작인 이달 1일부터 천연가스 가격을 평균 35% 가량 인상했다. 산업용은 38%, 전력 발전용은 44%, 그리고 가정용은 25% 올렸다. LNG 수입에서 비롯된 손실을 메우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이 방글라데시 정부의 설명. LNG는 지하에서 뽑아 올린 천연가스에서 불순물을 제거한 후 마이너스(-) 162도로 압축·냉각해 부피를 600분의 1로 줄인 무색 투명한 액체를 말한다.

방글라데시는 2000년대 들어 급속한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인프라 부족으로 인접한 중국·인도·파키스탄에 비해 에너지 소비가 현저히 낮다. 2012년 기준 방글라데시의 에너지 소비는 바이오매스 62%·국내 생산 천연가스 25%·수입 원유 12%·수입 석탄 및 전력 1%로 구성돼 에너지원의 현대화가 시급한 상황. 전체 인구의 70%에 달하는 농촌지역의 경우 가축 배설물을 활용한 메탄가스 등 바이오매스에 의존하고 있으며, 전력 공급은 25%에 불과하다. 또한 전력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원의 82%가 천연가스일 정도로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방글라데시 의류업계는 갑작스러운 천연가스 가격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대 의류 수출업체 아난타그룹도 마찬가지. 아난타그룹은 연간 3억 달러(약 3541억5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에이치앤엠(H&M)·갭(GAP)·리바이스(Levi’s)·자라(Zara) 등 서구 업체에 바지·스웨터·정장 등을 납품하고 있다. 샤리프 자히르 아난타그룹 대표는 “천연가스 가격 인상은 생산비 급등으로 이어져 의류산업의 경쟁력을 상실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람감 샴슬 알라민 방글라데시 섬유공장협회 회장은 “의류산업이 경쟁력을 잃게 되면 5000여개의 직물·의류공장이 문을 닫고, 이로 인해 500만명의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 ”이라며 후폭풍이 거셀 것임을 예고했다.

그럼에도 방글라데시 정부는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 에너지규제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LNG 수입 및 유통 비용 등을 감안했을 때 천연가스 가격 인상은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모노워 이슬람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정부는 천연가스 의존도를 낮추고 다양한 에너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LNG 터미널 건설·석탄화력 발전소 건설 등 여러 대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천연가스 가격 인상의 배경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2015년부터 치타공 인근 모헤시칼리 섬에 하루 가스화 용량이 5억 큐빅피트에 달하는 LNG 터미널을 건설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방글라데시 정부는 사업자에 매년 9116만 달러(약 1077억9670만원)를 지급해야 하며, LNG 수입을 포함한 총 비용은 연 27억 달러(약 3조1930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방글라데시 정부와 의류산업 경쟁력 상실이라는 후폭풍을 우려하는 의류업계의 반발로 ‘천연가스 논란’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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