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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선 ‘중국인’ 찾기 힘든 이유?…화교거리 소멸 위기

인도에선 ‘중국인’ 찾기 힘든 이유?…화교거리 소멸 위기

기사승인 2019. 07. 1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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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이 닿는 곳에 화교(華僑·해외에 정착한 중국인)가 있다”는 말이 있다. 세계 곳곳에 중국인이 살고 있다는 의미. 실제 1800만명에 달하는 화교는 세계 각국에 ‘차이나 타운’을 조성, 압도적인 네트워크를 가지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중국 베이징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전세계 화교 대표들과 만나 ‘중국몽(中國夢)’을 설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도만은 상황이 다르다.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인구대국인 인도에는 단 하나의 화교거리만 남아 있는데, 이마저도 소멸 위기에 처한 상태다.

아사히신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인도의 유일한 화교거리는 과거 영국령 인도의 수도였던 콜카타에 위치하고 있다. 콜카타에 중국인이 유입되기 시작한 시기는 1770년대. 광둥(廣東) 출신 중국인 무역상들이 영국 동인도 회사의 허가를 받아 사탕수수 농장과 제당공장을 운영한 것. 1930~1940년대에는 일본의 중국 침략을 피하려는 중국인이 콜카타로 몰렸다. 1950년대는 중국인이 가장 많았던 콜카타 화교거리의 전성기. 약 3만명의 중국인이 살았다. 하지만 이제 1000~2000여명의 중국인이 콜카타에 남았다. 6개나 있었던 화교 학교는 모두 폐교했다.

인도에서 화교가 줄어든 계기는 1962년 중국과의 국경 분쟁. 인도와 중국이 맞닿아 있는 국경선을 두고 벌어진 갈등인데, 인도는 영국이 그은 ‘맥마흔 라인’을 근거로 내세운다. 중국은 영국 침략 이전의 전통적 경계선을 국경선으로 보는 입장. 당시 무력충돌까지 벌어지면서 양국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인도에 사는 화교들은 중국으로 강제 송환되거나 인도 정부계 공장에서는 취업 금지를 당하기도 했다. 스파이 혐의로 수용소에 들어간 화교만 2000여명에 달했다.

인도 방위연구소 연구원 자칸나토 판더는 “국경 분쟁의 영향으로 일반 국민들에게도 중국과 화교에 대한 불신감이 침투했다”며 “그 같은 영향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7년에도 양국군이 국경 지역에서 73일 간 대치하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인도의 화교는 더욱 모습을 감추고 있다. 최근 중국과 인도는 비교적 화해 무드를 연출하고 있으며, 인도에 샤오미 등 중국 기업의 진출도 늘어가고 있다. 하지만 인도화교협회 회장조차 인도의 화교 사회에 대한 기대가 없다. 그는 “정치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말할 수 없다. 인도가 첫 번째고, 중국은 두 번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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