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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향배 어디로… 韓日 수출규제 갈등 오늘 첫 대면

반도체 향배 어디로… 韓日 수출규제 갈등 오늘 첫 대면

기사승인 2019. 07.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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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성
박태성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11일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기자실에서 “한국에서 지난 4년간 전략물자의 밀수출이 증가했다는 ‘후지TV 의혹제기 보도 등’ 일본의 우리 전략물자 수출통제 제도 문제제기와 관련한 사실관계 등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는 브리핑을 가졌다. /제공 = 산업통상자원부
일본이 우리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을 규제한지 9일 만에 한·일 양국 정부가 실무진급 양자협의를 통해 처음으로 얼굴을 맞댄다. 타협 없는 강대강 구도가 이어질 경우 내달 한국이 화이트국가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커지며 사실상 전면전 양상으로 치달을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2일 오후 일본 도쿄에서 한일전략물자 수출통제 관련 양자협의가 열린다고 11일 공식적으로 밝혔다. 우리 대표단은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안보과장·동북아통상과장·주일한국대사관 상무관을 비롯한 5명이고, 애초 우리 측은 국장급 만남을 요구하며 무역정책관을 대표로 내세우려했지만 일본이 과장급 회의로 고집하면서 격이 낮아졌다. 일본 측은 안전보장무역관리과장 등 5인이 나선다.

우리 정부가 미국까지 날아가 전방위적 해법을 찾고 있지만 일본은 이번 자리를 ‘실무급 설명회’로 격하하며 무게를 싣지 않으려고 하는 모양새다. 우리 정부는 협의 결과를 전혀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과장급 협의에서 추가로 국장급 양자협의 를 제안할 예정이지만 일본이 받아들일 지는 불투명하다. 협의 결렬 시 곧바로 WTO 제소에 들어갈 지 여부도, 이번 협의 결과에 대한 공개시점도 정해지지 않았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더 큰 문제는 내달 한국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점이다. 화이트리스트는 일본 정부가 군사전용이 가능한 품목에 대한 허가신청을 면제해주는 국가들의 리스트로 한국은 2004년부터 포함됐다. 여기서 제외되면 1100여개에 달하는 부품·소재 수입에 차질을 빚게 돼 사실상 우리 전 산업에 걸친 타격이 불가피하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양자협의에선 규제를 받고 있는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이 포괄에서 개별허가로 전환된 데 대한 구체적 근거와 배경을 따지고 향후 화이트리스트 관련규정 변경사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부는 우리가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 될 경우에 대비해 업계와 긴밀히 논의하고 있고 조만간 관련 대책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

정부는 이날도 일본이 수출 규제 근거로 내세운 전략물자의 북한 유출에 대해 반박하며 날을 세웠다. 박태성 무역투자실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일본은 한국 수출통제 제도를 근거 없이 비난하는 것을 중단하고, 의혹제기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며 “근거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는 의혹 제기식 뉴스의 양산은 국제사회의 일본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국 정부의 무허가 수출 적발 실적을 갖고 ‘한국 수출 통제 제도를 신뢰할 수 없다’고 한 일본 보도와 관련해서는 “적발건수가 많다는 이유로 수출통제 제도의 실효성을 의심하고 있는데, 이는 곧 무허가 수출 적발건수가 많은 미국의 수출 통제제도를 신뢰할 수 없다는 주장과 다름없다”면서 “한국 수출 통제 제도의 실효성에 문제를 제기한 국가는 일본밖에 없다”고 했다.

카운터파트인 산업부가 직접 일본을 만나 기 싸움을 벌이는 동안 민·관도 전방위적인 해법 찾기에 나선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7일부터 일본에 머물며 현장을 직접 방문해 위기 극복을 위한 열쇠를 찾고 있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이날 워싱턴을 찾아 일본 수출규제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한 행보에 돌입했고,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도 내주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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