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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판 트럼프 선출할 국민당 운명의 시간 도래

대만판 트럼프 선출할 국민당 운명의 시간 도래

기사승인 2019. 07. 1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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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당 총통 후보로 궈타이밍 선출할 듯
내년 1월 11일 치러지는 대만 총통 선거에 출마할 국민당의 후보가 오는 15일 사실상 결정된다. 지난 8일부터 시작된 당내 여론조사가 14일 막을 내리면서 결과가 다음날 발표되기 때문이다. 최종 후보는 29일 전당대회를 통해 결정되지만 여론조사 1위가 대선 주자로 확정될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대만판 트럼프’인 궈타이밍(郭台銘·69) 전 훙하이(鴻海)정밀 회장이 유력하다. 평생을 기업인으로 살다 정치에 도전한 그로서는 이제 운명의 시간이 도래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대만
지난 2016년 치러진 대만 총통 선거 당시의 유세 장면. 야당인 국민당에게 판세가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그러나 베이징 소식통의 11일 전언에 따르면 분위기는 야당인 국민당에 유리하지 않다. 당초에는 누가 출마하더라도 경제적 실정(失政)이 많은 집권여당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차이잉원(蔡英文·63) 현 총통을 무난히 이길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금은 상황이 반전됐다. 결정적인 이유는 반중 시위 성격이 농후한 홍콩의 격렬한 반송중(反宋中·범죄인 인도법 개정 반대 시위) 탓이라고 해야 한다. 대만에도 급속도로 퍼진 반중 정서의 확산으로 친중 성향이 농후한 국민당 후보의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는 것. 심지어 궈 전 회장이 후보가 되더라도 상황을 반전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차기 총통 선거는 하나마나한 행사가 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강했다. 국민당 후보로 유력했던 한궈위(韓國瑜·62) 가오슝(高雄) 시장의 인기가 압도적이었던데다 차이 총통의 지지율이 바닥을 기었으니 이렇게 단언해도 틀리지 않았다. 한마디로 한 시장에게 총통 자리는 떼어놓은 당상에 다름 아니었다.

하지만 정치는 움직이는 생물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상황은 다시 반전을 맞이했다. 무엇보다 궈 전 회장이 출마를 선언했다. 여기에 홍콩 시위 사태가 터지면서 한 시장에게는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지금은 상황이 절망적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렇다고 뒤늦게 경선에 뛰어들어 후보를 거머쥘 가능성이 농후한 궈 전 회장이 여유있게 휘파람을 불 상황도 아니다. 반중 정서의 확산이 지지율에 치명타를 안겨줄 것이 확실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 어떤 여론조사에서도 차이 후보를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분위기가 흘러가면 대만판 트럼프가 되겠다는 야심은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궈 전 회장에게도 역전의 드라마를 가져올 카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처럼 경제 전문가라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어필하면 나름 지지율을 반등시킬 수 있다. 더불어 유세 기간 중 꾸준하게 점수를 만회하면 절망이 희망으로 바뀌지 말라는 법도 없다. “궈 전 회장의 총통 꿈은 아직 사라진 것이 아니다. 남은 6개월 정도가 중요하다. 승부사 기질이 농후한 그의 성격으로 볼 때 뭔가 승부수가 나올 것이라고 본다”는 런민(人民)대학 마샹우(馬相武) 교수의 말을 들어보면 그럴 개연성도 있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고 할 수 있다. 궈 전 회장에게는 국민당 경선에서 기분좋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것이 끝은 아니다. 고난의 행군은 기다렸다는 듯 바로 대기하고 있다고 해야 한다. 그가 국민당 경선 승리의 여세를 몰아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행보에 나서야 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가 됐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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