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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약세장에 임원 주식 전량 매각…개미 곡소리 누가 들어주나

[기자의눈]약세장에 임원 주식 전량 매각…개미 곡소리 누가 들어주나

기사승인 2019. 07.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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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최서윤 기자
신라젠과 JYP엔터테인먼트. 사업 하나 겹치는 게 없는 이 두 회사에 최근 공통점이 생겼다. 바로 현직 임원의 보유 주식 전량 매도. 이 소식이 알려진 8일 신라젠 종가는 곤두박질쳤다. 전일 대비 11.21% 하락하며 하루 만에 시총 약 3700억원이 증발했다. JYP엔터테인먼트 주가도 9일 전날보다 3.10% 하락 마감했다.

약세장 속에 최전방에서 추가 주가 하락을 막아야 할 임원진의 이같은 행보는 모럴 헤저드 전형으로 보인다. 하지만 개미 투자자들의 곡소리를 들어줄 금융당국은 보이지 않는다.

가뜩이나 영 힘을 못 쓰는 주가로 개미 투자자들의 속이 타는 와중에 벌어진 일이다. 신라젠과 JYP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올해 들어 39%, 24% 하락한 상태다. 종목 토론장은 성토의 장으로 변했다. 특히 항바이러스 면역항암제인 ‘펙사벡’의 무용성 평가 결과를 앞둔 신라젠에 대한 원성이 들끓었다. 경영진의 부도덕성까지 거론됐다. 신라젠 측이 “해당 임원이 작년 스톡옵션을 행사하면서 세금과 개인 채무 등의 문제로 매도한 것이지, 펙사벡과 관련 없다”고 해명하자 “회사 미래가치를 위해 일해야 할 임원이 자사 주식을 팔아 개인 부채를 갚느냐” “세금 때문이면 일부만 팔지, 왜 전량을 팔았느냐”는 글이 쏟아졌다.

임원 매도로 인한 주가 하락 후 펙사벡의 병용투여 효과를 확인했다는 신라젠 측의 발표는 그 의도가 불순하다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 힘없는 개미 투자자를 대상으로 얄팍한 잔머리를 굴리는 것은 아니냐는 말이다. 사측이 주가 부양 재료를 내놓자 시장에서 임원의 주식 전량 매도 충격은 한풀 꺾였다. JYP엔터테인먼트에 대해서도 “개미들도 애쓰며 버티고 있는데 부사장이 주식을 파느냐” “임원 매도는 하락의 신호탄” 등의 아우성이 이어졌다.

주식시장 호황기도 아닌 약세장에서 핵심 임원의 주식 내던지기는 개미의 눈총을 받기에 충분하다.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는 일반적인 경영진과 정반대 행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각 임원이 특별한 사정이 있어서 매도할 수는 있다. 하지만 주가가 내려간 상황에서의 매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품게 한다. 에이치엘비 주가 역시 지난달 전 대표이사의 지분 전량 매도 2주 후 이틀 연속 30% 폭락한 충격이 아직 가시지도 않은 시점이다. 금융당국의 무관심으로 언제까지 개미 투자자들만 ‘멘붕’에 빠져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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