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두자리’ 판 커진 韓 전자담배 시장…하반기 시장선점 ‘격전’

신제품 출시 및 판매처 확대로 시장 공략 본격화
JTI코리아, 플룸테크 출시…5000개 유통망 '공세'
액상형 '릴 베이퍼' '쥴' 잇따라 전국 판매 돌입
죠즈도 신제품 출시…BAT코리아도 차세대 제품 '고려'

JTI코리아의 하이브리드형 전자담배 ‘플룸테크’

궐련형 전자담배가 기존 일반 담배 수요를 흡수하며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전자담배 시장이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세계 2위 시장 규모로 성장한 궐련형 전자담배에 이어 국내 시장에 새롭게 가세한 액상형·하이브리드형 전자담배 등 후발주자들이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여기에 신제품 출시도 예고돼 있어 하반기 국내 전자담배 시장을 둘러싼 격전이 치열할 전망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계 담배회사인 JTI코리아는 15일 서울 지역에서 하이브리드형 전자담배 ‘플룸테크’ 판매를 개시한다.

이번에 선보이는 플룸테크는 담뱃잎을 태우는 것이 아니라 카트리지 내 무(無)니코틴 액상을 가열해 증기를 생성시키고, 이를 담뱃잎이 든 캡슐에 통과시켜 피우는 방식의 제품이다.

출시 초반 대규모 유통망도 확보했다. CU·GS25·세븐일레븐·미니스톱 등 5000개 이상 편의점에서 판매한다. 기존 전자담배 브랜드가 출시 초기 1~2개 편의점 브랜드에서 시작해 순차적으로 판매망을 늘려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JTI코리아가 한국 시장에서 전자담배 후발주자라는 불리함을 만회하기 위해 유통망 확보에 공을 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최근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플룸테크가 출시 초기부터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는 관측이다.

쥴 랩스의 액상형 전자담배 ‘쥴’

폐쇄형 시스템(CSV)의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쥴 랩스 ‘쥴’과 KT&G ‘릴 베이퍼’의 시장 경쟁도 치열하다.

KT&G는 이달 1일부터 ‘릴 베이퍼’의 판매처를 기존 서울·부산·대구 지역에서 인천·대전·울산·광주 등 4대 광역시와 세종특별자치시, 지방 25개 도시 CU 편의점으로 확대하며 ‘쥴’보다 먼저 전국 판매에 돌입했다. 이로써 기존 3577곳이었던 판매점이 이달 들어 8168개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쥴’의 경우 전국 판매는 ‘릴 베이퍼’보다 한 발 늦었지만 판매처 확대로 견제에 나섰다. 서울(5월), 부산·대구(6월)에 이어 이달 인천·대전·광주·울산과 경기지역 주요 도시에 진출할 예정이며, 기존 GS25와 세븐일레븐과 함께 서울 지역에서 CU 및 이마트24, 미니스톱 등으로 확대하면서 판매처가 이달 기준으로 1만5000여개까지 늘어나게 됐다.

지난 1월 한국 시장에 첫선을 보인 중국계 전자담배 브랜드인 ‘죠즈’는 판매처 확대와 함께 신제품을 앞세워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그간 온라인몰과 전자담배 전문점 등에서만 취급해 오던 것을 6월 말부터 전국 세븐일레븐 9000여곳과 롯데하이마트 460여곳을 추가했다. 이와 함께 이달 중순에 블루투스가 적용된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 ‘죠즈20s’와 휴대성을 강화한 ‘죠즈12s’를 내놓고, 올해 하반기에는 액상형 전자담배 ‘죠즈C’도 시장 출격을 예고하고 있다.

모델들이 이달 중순 출시되는 죠즈의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 ‘죠즈20s’를 선보이고 있다. /제공=죠즈코리아

BAT코리아도 국내에 신제품 출시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하반기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글로 프로’와 ‘글로 나노’ 등 차세대 제품군과 함께 현재 유럽·미국 등에서 시판 중인 액상형 전자담배가 거론된다. 매튜 쥬에리 BAT코리아 사장은 지난달 말 기자간담회에서 이와 관련해 “소비자의 선호도와 수요 등 여러가지를 고려해 검토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2017년 5월 ‘아이코스’가 상륙한 이후 궐련형 전자담배는 빠르게 성장하면서 올해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연평균 9.6%이던 궐련형 전자담배 점유율은 올 들어 4월까지 평균 11.8%로 높아졌다.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은 지난해 한국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16억7600만달러(약 1조9766억원) 규모로 일본에 이어 2위로 집계됐으며, 2023년까지 연평균 21%씩 성장해 44억1600만달러(약 5조2064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도 2023년까지 2억2800만달러(약 2688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