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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오늘 집값만 잡는 분양가 상한제

[기자의눈]오늘 집값만 잡는 분양가 상한제

기사승인 2019. 07. 1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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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름
정아름 건설부동산부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분양가상한제)를 검토하겠다고 발언하면서 분양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서울 집값이 잇따른 규제에도 불구, 또다시 상승세로 돌아서자 공공택지에 이어 민간택지에도 분양가상한제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분양가상한제 타깃인 서울 분양시장은 김 장관 한마디에 분양 일정을 갑자기 미루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시행에 따른 사업성을 놓고 시공사와 시행사는 셈법이 복잡해졌다. 예비수요자들도 기약없이 분양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분양가상한제는 집값을 단기에만 잡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국토부 산하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관리지역이 장기적인 서울 집값 안정에는 도움이 안 됐다는 게 이를 방증한다. 고분양가 관리지역은 HUG가 독점하고 있는 분양보증심사를 앞세워 분양가를 억제해 사실상 분양가상한제라고 시장에서는 판단한다.

고분양가 관리지역 1호단지인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입주를 한달 앞두고 분양가대비 10억원이 상승했다. 3년 전 분양 당시 시세대비 낮은 저분양가로 나왔지만 시장가격이 반영되자 단숨에 고매매가가 됐다. 이후 다른 서울 분양단지들도 분양 당시에는 가격이 시세 대비 쌌으나 결과적으로 시세를 따라가 매매가격 상승폭만 커졌다. 고분양가 관리지역은 분양단지 가격만 눌렀을 뿐 결국 집값 잡기에는 실패했다.

고분양가 관리지역에 따른 집값 급등을 경험했음에도 민간택지에도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분양가를 강력하게 규제할수록 부작용은 그만큼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신규 공급 주택이 부족한 서울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분양가상한제는 분양 당시 가격은 잡을 수 있겠지만 수급불일치로 가격을 억제한 만큼 뛰어오를 수 있다. 결국 수요자들의 주거비 부담만 가중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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