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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장’ 日극우파가 상영막은 위안부 이야기

‘주전장’ 日극우파가 상영막은 위안부 이야기

기사승인 2019. 07. 15.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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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장'/사진=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주전장(主戰場)'(감독 미키 데자키)의 언론시사회 가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진행됐다. 이 영화는 일본계 미국인인 미키 데자키 감독의 첫번째 다큐멘터리 영화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바라보는 각계 인사들의 다양한 시각을 담아낸 작품으로 그는 한국, 미국, 일본을 넘나들며 3년에 걸쳐 제작했다. 25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일본 우익세력의 협박에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소용돌이 속으로 스스로 뛰어든 일본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국내 개봉 전부터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영화 '주전장'은 국내 개봉에 앞서 지난 4월 일본에서 먼저 개봉해 화제의 중심이 됐다. 특히 일본 내에서 취재하기 힘든 극우세력의 핵심 인물들이 고스란히 영상에 등장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당시 우익 인사들이 '주전장'의 상영중지를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감독을 고소하는 등 뜨거운 이슈가 됐다. 

최근 국내에서는 일제 강점기 강제 징용 배상 문제에 대한 법원의 판결에 아베 정권의 무역 보복 조치로 인한 국내의 '보이콧 재팬' 흐름이 이어지며 그 어느 때보다 반일 감정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미키 데자키 감독은 "이 자리에 있는 게 초현실적인 기분이다. 제 영화가 일본이나 한국에서 극장 개봉을 할거라고 기대도 못했다"며 "아베 총리가 이슈를 만들어줘서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들었다"고 감회를 전했다. 

영화는 일본계 미국인이라는 제3자 의 시선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바라보는 각계 인사들의 다양한 시각을 담아냈다. 미키 데자키 감독은 "제가 일본계 미국인이어서 인터뷰를 할 수 있는 특권이 됐다. 영화 속 수정주의자들로부터 실제 제가 한국인이거나 일본사람이면 인터뷰하지 않았을 거라는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픈된 마인드로 인터뷰를 했고 정말로 상대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그래서 속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완성된 영화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다. 감정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어려운 작업이었다. 위안부 이슈에서 중요한 분량을 차지하는 사람들의 분노를 일으킬 수 있을 것 같아 그 지점을 주의하고 조심해서 영화를 만드려고 했다"고 '주전장'을 만들면서 겪은 어려웠던 점도 털어놨다.

'주전장'은 지난 4월 일본에서 개봉해 일본 내 우익인사들의 상영 중지 반대에 부딪힌 것에 대해 "아베 총리가 우리 영화를 보지 말라고 해서 반대로 홍보가 많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키 데자키 감독은 "영화 속 수정주의자, 부정주의자로 불리는 사람들이 영화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기 위해 많이 활동 중이다. 그들은 내게 '속았다'고 말하고 이 영화를 보지 말라고 하는데 속았다는 느낌을 받은 거지 속인 건 아니다"며 "왜 그들이 이 영화를 보지 않았으면 하는지 반문하고 싶다"고 반박했다.  또 일본에서 상영 후 호평이 이어졌다고 밝히며 "일본의 젊은 세대는 위안부 사건에 대해 잘 모른다. 한일합의, 소녀상 건립 같은 게 있을 때만 접하게 된다"며 "다행히 영화에 대한 일본 내 반응은 굉장히 좋다. 안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영화를 본 다수의 사람들은 공감하고 좋아했다. 모르는 사실을 알게 된다는 것에 더 공감하는 것 같다. 아베 정권에 대해 충격을 받은 젊은이들도 많았다. 이 영화의 개봉 시기도 운이 따랐다. 일본 내 선거가 다가오고 있는데 선고를 앞둔 젊은 일본인들이 이 영화를 보고 새로운 생각을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국내 '보이콧 재팬' 움직임과 관련해 그는 "우리 영화는 일본 영화가 아니니 보이콧하진 말아 달라"고 전하며 "일본 정부와 일본 사람들의 의견은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 대한 안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 정책에 대한 것이지 사람들에 대한 증오는 아니었으면 좋겠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아베 정권이 무역 제제라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에 유감이라고 생각한다. 본질적인 문제는 인권 문제다. 외교 문제고 한일간의 싸움, 전쟁처럼 몰아가는 것에 대해 굉장히 유감이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영화는 굉장히 여러가지 주제를 담고 있다. 그 중에서 한 가지 주목한 것은 위안부 문제다. 위안부 문제를 법적으로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에 주목하고 싶다. 국제법상 정의를 내리면 양국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초석이 생길 거라고 생각한다"고 바라는 바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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