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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바트화 강세에 ‘수출, 관광’ 역풍

태국, 바트화 강세에 ‘수출, 관광’ 역풍

기사승인 2019. 07. 1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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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태국이 바트화 강세로 골치를 앓고 있다. 국가 경제의 양대 축인 수출과 관광이 타격을 입는 등 ‘역풍’을 맞고 있는 것. 태국 중앙은행은 지난 12일 달러를 중심으로 한 외국자금 유입 억제 대책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효과는 불투명한 상황. 게다가 환율 조작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는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시장 개입도 힘든 상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바트화는 지난 13일 기준으로 달러당 30바트를 기록, 6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태국의 5월 수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했다. 이는 2년 10개월 만의 최대 낙폭. 이에 태국 중앙은행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기존의 3.8%에서 3.3%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수출업체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수출업체 단체인 태국하주협의회는 일용품 등을 중심으로 자국 제품들이 가격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태국 사하그룹의 분시티 초크와타나 회장은 안정적인 수출을 위해서는 달러당 32~34바트가 적당하다고 진단한다. 관광업계에서도 불안한 기색이 역력하다. 태국관광협회(ATTA)의 위칫 프라콥코손 회장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베트남·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주변국으로 흘러나간다”고 말했다. 현지 매체 더타이거는 최근 바트화 강세로 파타야의 유럽인 관광객이 감소, 관광업 종사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태국 중앙은행은 바트화 강세를 억제하기 위해 태국 비거주자의 바트화 계좌·증권계좌의 잔고 상한선을 오는 22일부터 1인당 3억 바트(약 114억4500만원)에서 2억 바트(약 76억3000만원)로 내리겠다고 발표했다. 국외에서 들어오는 단기자금 유입을 억제하기 위해서다. 외국에서 자금이 몰려오면 바트화의 강세는 더욱 심화되기 때문. 하지만 이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언 발에 오줌 누기’인 셈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태국의 재정 건정성 역시 바트화 강세를 심화시키고 있다. 지난 3월 총선을 통해 쁘라윳 짠오차 총리의 연임이 확정되면서 군정 연장에 대한 우려는 잔존해 있다. 그러나 시장에는 경제 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안정감을 주고 있다. 특히 태국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재정 건전화에 주력해 왔다.

태국은 자동차부품·식품 등 수출이 강세를 보이고 있고, 연 380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하는 나라인 만큼 광관산업도 GDP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수출과 관광산업이 경제 성장을 이끌어오고 있는 셈인데, 이로 인해 외환보유액도 2000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필리핀·인도네시아에 비해 2배 수준. GDP 대비 공공부채도 낮은 수준. 말레이시아·베트남이 GDP 대비 60% 수준인데 비해 태국은 40%에 그치고 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두드러진 재정 건정성이 상대적으로 해외에서의 자금 유입을 촉진, 바트화 강세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태국 중앙은행이 환율에 대한 개입을 강화할 수도 없는 상황. 미국은 지난 5월 환율 관찰 대상국에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을 새롭게 추가했다. 태국은 명단에서 배제됐지만 태국 중앙은행 총재는 “이 문제를 경계하고 있다”며 몸을 사리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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