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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반도체의 SK하이닉스, 日 규제 속 숨고르며 체질개선 시도

메모리 반도체의 SK하이닉스, 日 규제 속 숨고르며 체질개선 시도

기사승인 2019. 07.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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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수입 생산 에칭가스 테스트…다각화 시도
"일본에 너무 의존했다" 자성 목소리 나와
업계 "공급 차질 빚을 규제 당장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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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일본의 수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부품 공급 다변화를 시도하는 등 대책 마련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수출 규제가 이어지더라도 주축인 메모리 반도체 부문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위기를 체질 개선의 전기로 삼는 모습이다.

16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현재 중국에서 수입해 생산하는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를 반도체 생산공정에 사용하기 위해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아직 생산라인을 대상으로 시험에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대일 의존도를 줄이고 공급선을 넓히려는 시도로 읽힌다.

반도체 생산의 필수 소재인 에칭가스의 대일 의존도는 40%가 넘는다. 그동안 SK하이닉스는 솔브레인이 일본에서 수입해 공급하는 에칭가스만 사용해왔다. SK하이닉스로서는 일본 원자재 수급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수입 규제 사태는 국내 업체들의 약한 고리를 여과없이 드러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컴퓨터에 주로 사용되는 DDR48기가비트(Gb) D램 제품의 현물 가격은 지난주 3.26달러로 거래를 마치면서 일주일 전(3.03달러)보다 7.6%나 올랐다. DDR4 8Gb D램은 재고 증가로 지난 1년 새 값이 50% 이상 떨어진 상태였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생산 차질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자 다들 물량 확보에 나서면서 시장이 급변했다.

일본 부품의 의존도를 줄여나가는 것은 SK하이닉스에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 3월 매출액 기준 SK하이닉스의 시장점유율은 D램·낸드플래시가 각각 28.3%, 12.2%로 시장점유율을 더 늘리기보단 생산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필요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 내에서 너무 한 곳에만 의존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안다”며 “다른 나라를 통해 수입이 가능한 웨이퍼 등의 공급처를 넓히는 방안도 같이 검토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본 소재의 의존도를 고려해 일본 현지 소재업체 관리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날 김동섭 SK하이닉스 대외협력총괄 사장이 일본의 원자재 협력사 방문을 위해 출국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김 사장은 일본 주요 협력사 경영진과 만나 원자재 수급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일본이 본격적으로 규제에 나서더라도 메모리 반도체보다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같은 특정 상품에 맞춤형 제재를 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SK하이닉스 입장에선 반가운 소식이다. 실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주 일본 출장 직후 사장단 회의를 소집해 스마트폰·TV 등에 대한 비상대책을 마련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반면 메모리 반도체가 주력인 SK하이닉스 입장에선 체질 개선에 투자할 시간이 주어진 셈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규모 서버 증설로 인해 메모리 반도체의 가장 큰 구매자가 된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이번 사태에도 불구하고 물량 확보에 소극적이었다”며 “메모리 반도체시장이 흔들릴 정도의 변수는 아니라고 본 것”이라며 “국내 업체들이 생산 리스크를 줄이는 데 투자할 시간은 아직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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