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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한 주가에 우리사주 산 임직원만 “속탄다”

부진한 주가에 우리사주 산 임직원만 “속탄다”

기사승인 2019. 07.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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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평가손실만 200억원
신한·하나·KB금융도 손실 예상
주가 최근 3년 최고가대비 20~37%↓
4대금융지주최고가와현재주가비교
금융지주들의 높은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뒷걸음질 치고 있다. 최근 3년 사이 최고가와 현 주가를 비교하면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40% 가까이 주가가 빠졌다. 이 때문에 우리사주를 산 임직원들만 속이 타고 있다. 특히 우리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은 3년간 자사주 매입에 따른 평가손실만 200억원이 넘었다. 우리사주조합은 근로자가 자기 회사의 주식을 보유해 기업의 경영성과를 공유하고, 근로의욕 고취와 재산 형성을 촉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우리사주로 인해 직원들이 도리어 손실을 입게 되면서 우리사주조합의 본래 목적이 퇴색됐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우리사주조합은 1분기 기준 자사주를 6.45% 보유하고 있다. 우리금융 우리사주조합은 2014년부터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해 올해까지 여덟 차례(2017년 콜옵션 3회 포함) 지분을 사들였다. 과거 우리금융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사주조합이 소수지분 입찰에 참여했고,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서면서 다른 금융지주사보다 보유 지분이 많다.

하지만 2017년 콜옵션을 통해 매입한 주식부터 평가손실이 나기 시작했다. 우리사주조합은 세 차례에 걸쳐 주당 1만3866원으로 1192만1063주를 매입했는데, 이달 15일 종가가 1만3800원을 기록하면서 8억원의 평가손실이 났다. 또 지난해와 올해 각각 413만6366주와 566만8944주를 1만5642원과 1만5905원에 매입하면서 평가손실은 76억원과 119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부터 올해까지 우리사주조합이 매입한 주식에서 203억원의 손실이 난 것이다.

앞서 우리사주조합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3300만주가량의 주식을 매입했다. 당시 산 주식에서는 900억원 이상의 평가이익이 났다. 하지만 추가로 매입한 우리사주에서는 손실이 나 평가손익이 크게 줄어들게 됐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주사로 전환된 이후 주가가 주춤한 측면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외에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KB금융 우리사주조합도 손실을 본 것으로 판단된다. 신한금융 우리사주조합은 5.07%의 지분을 가지고 있고, 하나금융과 KB금융도 각각 0.85%와 0.60%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금융지주사의 우리사주조합은 우리금융처럼 특정 시기에 주식을 대량 매입한 게 아니라 개별로 매입했기 때문에 정확한 매입 단가를 알 수 없다. 하지만 금융지주 주가가 최근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에 각사 우리사주조합들도 평가손실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4대 금융지주의 최근 3년 간 최고가와 현 주가를 비교하면 우리금융은 29.41% 하락했고, 신한금융도 19.10% 떨어졌다. 우리사주조합의 지분율이 많지 않은 KB금융과 하나금융의 주가 하락폭은 30%를 훌쩍 넘기고 있다.

문제는 이들 금융지주 주가가 앞으로도 오르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미 연준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 금융지주사의 영업환경이 나빠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시사한 데다 국내도 조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금리가 하락하고, 국내 시중금리도 동반 급락하는 등 금리 모멘텀이 크게 약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픈뱅킹 연내 도입에 따른 지급결제시장의 경쟁 촉진과 은행의 고객접점 상실 우려도 은행주 반등을 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지주 회장을 비롯해 경영진의 주가 부양 노력이 필요하다. 지주 회장들은 자사주를 매입하고, 해외 기업설명회(IR)를 통한 세일즈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다변화된 수익 포트폴리오를 갖추는 등 본질적인 금융 경쟁력을 강화해야 주가도 함께 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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