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그 양반(고 정두언 전 의원)이 서대문구에 좋은 일 많이 했는데 이렇게 가서 안타깝지. 거기 가서는 편하게 쉬었으면 좋겠어.”
17일 북한산 자락길에서 만난 시민 강모씨(57·여)는 고 정두언 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의 사망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강씨는 “국회의원 답지 않게 평소 사근사근하게 굴던 사람이라 더 마음 아파”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정 전 의원이 생을 마감한 북한산 자락길은 현재 다시 개방된 상태다. 이날 평일 오전 자락길에서는 많은 시민들을 만날 수 있었다.
자락길 입구에서 만난 또 다른 시민 정모씨(48)는 “어제 오전에도 라디오 방송했던 걸로 안다”며 갑작스런 그의 죽음에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씨는 또 “좌우를 떠나서 같은 편이라도 잘못하면 쓴소리도 하고 상대방이라도 잘하면 칭찬할 줄 알았던 사람으로 기억한다”며 “영면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자락길 인근 홍은 벽산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대학생 김영광씨(27)는 “진보 지지자이지만 고 정 의원님은 보수쪽에서 몇 안되는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인사”라며 “여·야 가릴것 없이 소신발언하시고 자기만의 주관과 철학을 갖고 꿋꿋하게 가셨던 분에 대해 이런 소식을 전해들어 너무나 안타깝다”고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16일 오후 4시 25분께 북한산 자락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자택에 유서를 써 놓고 나갔다는 부인의 신고에 경찰과 소방당국이 드론과 구조견을 동원해 수색을 펼쳤지만 발견 당시 그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유서가 발견된 점 및 폐쇄회로(CC)TV 확인과 현장 감식 등 조사결과를 토대로 경찰은 정 전 의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유족의 뜻에 따라 부검은 진행되지 않았다.
정 전 의원의 빈소는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됐다.
한편 정 전 의원은 2004년 17대 총선부터 19대 총선까지 서울 서대문 을에서 당선돼 의원 생활을 했다. 20대 총선에서 같은 지역에서 출마했다 낙선한 정 전 의원은 종합편성채널 시사·예능 프로그램의 패널로 활동하거나 마포에 음식점을 개업해 운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