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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회장 취임 5년...KB금융의 경쟁력과 과제는] ④ 차기 행장 놓고 고민 깊어지는 윤종규

[윤종규 회장 취임 5년...KB금융의 경쟁력과 과제는] ④ 차기 행장 놓고 고민 깊어지는 윤종규

기사승인 2019. 07.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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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뱅크 경쟁서 밀리자 행장 교체 고심
이동철·양종희·김남일 등 후보군 8인 추려져
"영업능력 강점이 영향 미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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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확실한 1등 금융지주 자리를 되찾아오기 위해선 핵심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도 신한은행에 밀리면서 리딩뱅크 자리도 내줬기 때문이다.

허인 국민은행장의 임기가 올해 11월로 끝나는 만큼 차기 행장으로 누구를 선임해야 할 지 고민되는 상황이다. 허 행장은 윤 회장이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한 뒤 선임한 첫 행장인 데다 윤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허 행장도 연임에 대한 구체적인 의사 표현을 하지 않고 있지만 의지만은 강하다는 것이 은행 안팎의 전언이다.

하지만 윤 회장이 영업 및 기업투자금융(CIB), 그리고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한 M&A를 강조해온 만큼 이들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자회사 최고경영자와 지주 및 은행 주요 임원 중에서 차기 행장을 발탁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이르면 10월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위원회)를 열어 차기 국민은행장을 결정한다. 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은 윤 회장이고, 유석렬·최명희·박재하 사외이사가 위원이다. 허 행장도 위원이지만 본인도 후보군에 포함되는 만큼 위원회에서 제외된다.

차기행장 1순위로는 여전히 허 행장이 꼽힌다. 허 행장은 윤 회장이 선임한 첫 행장이다. 게다가 윤 회장이 지난해 말 그룹 전체의 디지털 전략을 총괄하는 디지털혁신부문장을 허 행장에게 맡기면서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다. 윤 회장을 포함해 전임 은행장들이 3년간 행장을 맡아왔던 만큼 허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신한과의 실적 경쟁에서 뒤진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KB금융은 2017년 신한금융을 제치고 9년 만에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아왔다. 당시 국민은행 실적도 신한은행에 크게 앞섰다. 2017년 국민은행 당기순이익은 2조1747억원으로, 신한은행을 4000억원 이상 앞서기도 했다.

기쁨도 잠시 이듬해 KB금융은 리딩뱅크 자리를 다시 신한금융에 내줬다. 은행 실적도 신한은행이 국민은행을 앞질렀다. 올해 1분기도 마찬가지다. 되레 실적 격차가 더 벌어졌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 실적도 신한금융이 KB금융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평소 ‘CEO는 실적으로 말을 해야 한다’고 강조해온 윤 회장인 만큼 신한금융에 밀리는 상황에서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들 여지는 충분하다. 국민은행은 KB금융의 핵심인 만큼 더 이상 밀려서는 안 된다는 판단인 것으로 풀이된다.

윤 회장 고민을 잘 알고 있는 금융권 인사들은 영업능력이 있는 인사들 중 선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KB금융 내 행장 후보군을 보면 허 행장을 포함해 8명으로 추려진다.

자회사 중에서는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과 양종희 KB손보 사장, 박정림 KB증권 사장이, 지주와 은행에서는 김남일 국민은행 부행장, 오보열 부행장(지주 CIB부문장), 서남종 부행장, 김기환 지주 부사장 등이 후보군에 포함된다.

이 사장은 1961년생으로, KB금융과 계열사 전략기획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전략통’이다. 이 사장은 윤 회장이 은행 부행장으로 재직하던 시절부터 인수합병 업무에서 손발을 맞춰왔고, 지주 전략 담당임원 당시에는 현대증권 인수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종희 KB손보 사장과 박정림 KB증권 사장도 후보군이다. 양 사장은 1961년생으로 이동철 사장과 나이가 같지만 입행 시기는 1년 앞선다. 그는 2016년 KB손보 사장을 맡아 한차례 연임했다. KB손보 전신인 LIG손보 인수 작업을 총괄하기도 했다. 양 사장은 2017년 회장 인선 과정에서 후보 3인에 올랐지만 자진 사퇴했다. 또 허 행장과 함께 국민은행장을 놓고 경쟁하기도 했다.

박 사장은 2004년 국민은행 시장리스크 부장으로 합류한 외부 출신이다. 올해 KB증권 사장으로 선임된 만큼 자회사 후보 중에서는 후순위로 보인다.

은행 부행장 중에서는 김남일 영업그룹 부행장과 오보열 CIB고객그룹 부행장이 유력해 보인다. 윤 회장이 영업 경쟁력 강화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영업 관련 그룹장이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내부 임원 및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이 후보로 나올 수 있다”며 “다만, 계열사 최고경영자가 더 가능성을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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