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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마저 내렸다…올해 경제성장률, 2.5→2.2%로 하향(종합2보)

한은마저 내렸다…올해 경제성장률, 2.5→2.2%로 하향(종합2보)

기사승인 2019. 07. 1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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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도 '깜짝' 인하…25bp 내린 연 1.50%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 송의주 기자songuijoo@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3년 1개월 만이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도 낮췄다.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지만 조정 폭과 금리인하 속도는 시장 예상보다 크고 빨랐다.

금리를 전격 인하한 데 이어 경제성장률 전망치마저 내린 것은 한은 내부에서도 우리의 경제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한은은 1년에 4차례 전망치를 발표하는데, 통상적으로 시장의 충격을 감안해 금리 조정과 경제성장률 전망치 수정을 같은 날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장기화된 미·중 무역분쟁과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이 불씨를 지폈다. 글로벌 경제의 성장 둔화세가 지속되는 등 대외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또 이달 30~31일(현지시간) 열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에서의 금리인하가 확실시되고 있어 금통위에서 선제적인 대응을 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은은 18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내렸다. 지난해 마지막 금통위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는데, 8개월 만에 다시 내린 것이다. 2016년 6월 1.50%에서 1.25%로 내린 이후 3년1개월 만의 인하다.

이 총재는 “최근 한두 달새 대외여건이 크게 바뀌는 등 변화 속도가 매우 빨랐다”며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등 경기회복을 뒷받침할 필요성이 더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간 금리 역전 폭이 1%포인트에 달하게 됐다. 여기에다 미국이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것을 대비했다는 분석이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최근 공식석상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근거가 더욱 강해졌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금리인하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언급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각종 경제지표도 부진해 금리인하 기대감은 고조됐었다. 하지만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속도가 빠르다는 평가다.

경제성장률
한은은 또 GDP증가율을 지난 4월 전망했던 2.5%보다 0.3%포인트 내린 2.2%로 하향조정했다. 경제성장률이 전망치에 머물게 된다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의 0.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게 된다. 특히 한은 조정폭은 정부(0.2%포인트)보다 컸다. 앞서 정부는 이달 초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연간 성장률을 종전 2.6~2.7%에서 2.4~2.5%로 내린 바 있다.

대내·외 여건이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다가 1분기 성장률도 나빴기 때문이다. 올 1분기 GDP 증가율은 -0.4%로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다. 성장 쇼크였다. 2분기 속보치는 오는 25일 발표된다. 주로 수출과 설비투자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규일 한은 조사담당 부총재보는 “5월 들어 미국이 대(對)중 관세를 25% 인상하고 화웨이를 거래제한기업으로 지정하면서 기존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중국 내수둔화 및 글로벌 교역둔화, 반도체 경기 조정 과정에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정보통신(IT) 부문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됐다”며 “5월 이후 수출과 투자 측면에서 기대보다 지표들이 좋지 않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은은 설비투자 증가율을 0.4%에서 -5.5%로 대폭 낮췄고, 건설투자 증가율도 -0.3%에서 -3.3%로 내렸다. 상품의 수출과 수입 역시 당초 2.7%와 1.6% 증가할 것으로 봤지만, 이번엔 수출이 0.6% 증가에 그치고 수입은 -0.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설비투자 감소 배경은 IT 업황 부진과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 등이 지목됐다. 상품수출도 반도체 단가 하락과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등이 리스크로 작용했다.

이를 반영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종전 665억달러에서 590억달러로 낮췄다. 내년엔 585억달러로 봤다. GDP대비 경상흑자 비율은 올해 3%대 중반, 내년에 3%대 초반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0.4%포인트 낮춘 0.7%로 예상했다. 물가상슬률이 1%를 넘기는 시점을 올 하반기가 아닌 내년으로 미뤘다. 올 들어 반년째 0%대에 머물고 있는 탓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상반기 누적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6%에 불과하다. 내년 상승률은 1.3%였다. 한은의 중기적 목표치인 2%에 현저히 못 미치는 수준이다.

김진명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이 잠재성장률 수준인 2.5~2.6%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중립금리 수준보다 낮은 완화적 통화정책이 필요한 강력한 근거”라며 “이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최근 국내 경제를 둘러싼 대외 여건들이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고,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을 감안하면 외부적 충격으로 인한 급격한 성장률 둔화 리스크가 커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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