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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파키스탄은 테러지원국” 비난은 옛말, 아프간 사태 중재자로 나선 파키스탄

미국 “파키스탄은 테러지원국” 비난은 옛말, 아프간 사태 중재자로 나선 파키스탄

김지수 기자 | 기사승인 2019. 07. 2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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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은 오랜 기간 아프가니스탄 반군 단체 탈레반을 지원하면서 아프가니스탄 정부 및 미국과는 대립각을 세워왔다. 하지만 최근 이 지역 외교적 지형이 변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탈레반과의 협상을 통한 아프가니스탄 분쟁 해결에 나서면서 파키스탄도 미국과 협력, 탈레반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는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탈레반과 지속적인 회담을 갖고 미국 역사상 최장기간 지속 중인 전쟁인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바꾸면서 한때 최악으로 치달았던 미국과 파키스탄 간의 관계에도 다시 훈풍이 부는 모습이다. ‘탈레반과의 대화를 통한 아프간 사태 해결’은 파키스탄 당국이 오랜 기간 주장해 온 접근법이기도 하다. 파키스탄은 탈레반 반군이 군사적으로 패배할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아프가니스탄 분쟁에는 ‘정치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그간 주장해왔다.

앞서 파키스탄은 1990년대 중반부터 라이벌 국가 인도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반군 단체 탈레반을 지원해왔다. 버락 오바마 전 미 행정부는 파키스탄을 구슬리기 위해 연간 30억 달러(약 3조 5000억 원) 규모의 막대한 군사·경제적 지원을 파키스탄에 쏟아부었지만, 파키스탄과 탈레반의 밀월관계를 끊어내지는 못했다. 이후 트럼프 정부 들어 미국은 파키스탄을 ‘테러지원국’이라고 비난하면서, 파키스탄에 대한 국제적 금융제재를 모색해왔다. 대(對)파키스탄 지원금도 전임 오바마 정부에 비해 대폭 삭감했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파키스탄은 미국으로부터 수십억달러의 지원금을 받아챙겨놓고 우리를 위해서는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불과 한 달 뒤, 미국 정부의 정책 방향은 급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탈레반 평화협상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프가니스탄 고위 특사 잘마이 칼릴자드는 지난 9월 특사로 임명된 이후 벌써 8차례나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를 방문했으며, 그가 탈레반과의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 있어 파키스탄 당국의 상당한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샤 메흐무드 쿠레시 파키스탄 외무장관은 지난 20일(현지시간) “파키스탄과 미국의 대(對)아프가니스탄 정책이 한 곳으로 수렴하면서 장기화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분쟁 해결에 대한 희망이 다시금 불붙었다”고 설명했다.

22일 있을 칸 총리의 백악관 방문도 최근 미국과 파키스탄 간 협력 분위기 덕분에 이뤄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정부는 파키스탄에 ‘퍼주기’를 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지 않게끔 주의하면서 양국 간 관계 강화를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미 정부 관계자들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 칸 총리의 정상회담을 통해 파키스탄이 탈레반에 대한 압박을 강화,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와의 휴전에 동의하고 탈레반-아프간 정부 간 직접 회담에 나설 수 있도록 해주기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미국과 탈레반 간에는 지난해 말부터 수개월째 지난한 협상이 이어져오고 있으며, 미국은 오는 9월까지 협상을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 수천 명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만일 2020년 재선 출마를 앞두고 아프간 내 미군 병력을 철수시킬 수 있다면 이를 자신의 외교 정책의 승리로 과시할 수 있게 된다.

로렐 밀러 전 미국 정부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특별대표 대행은 “(트럼프-칸) 백악관 회동은 미국이 파키스탄에 내리는 ‘보상금’까지는 아닐지 몰라도, 보상에 대한 ‘사전계약금’ 정도는 된다”면서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하게 된다면 향후 미국과 파키스탄 간의 관계는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파키스탄은 미군이 서둘러 아프가니스탄에서 빠져나가면서 역내 정치·군사적 공백이 생길 가능성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고 있다. 파키스탄 고위 관리는 “미국은 이 지역에 공백을 남기거나 아프가니스탄을 카오스로 몰아넣지 않은 채 철수해야 할 것”이라면서 “우리 파키스탄은 남겨진 상황 속에서 계속해서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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