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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화웨이, 북 3G 무선망 구축에 관여...대북제재 위반 가능성”

WP “화웨이, 북 3G 무선망 구축에 관여...대북제재 위반 가능성”

기사승인 2019. 07. 23.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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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화웨이 2008년 이집트 오라스콤·북 조선우편통신공사와 합작 고려링크 설립"
"판다 통해 북 3G망 구축 장비·관리서비스 등 제공"
"미중 무역전쟁, 북미 협상 재개 등 트럼프 행정부 취약한 시점에 불거져"
화웨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가 비밀리에 북한의 3G 무선네트워크 구축과 유지에 관여해왔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 설치된 화웨이의 5세대(5G) 네트워크 선전판./사진=상하이 AP=연합뉴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가 비밀리에 북한의 3G 무선네트워크 구축과 유지에 관여해왔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이날 전직 화웨이 직원 등에게서 확보한 내부 문서와 협의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 이같이 전하고 “부품에 미국 기술을 사용해온 화웨이가 북한에 장비를 공급함으로써 대북제재를 위한 미국의 수출규제를 위반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활동과 야망이 중국 정부와 연계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화웨이와 북한의 관계가 발견된 것은 미국과 유럽 보안 관계자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서방 국가들 사이에서 차세대 5G 무선 통신망으로부터 화웨이를 전면 또는 부분적으로 배제할지를 검토하는 데 대한 보다 깊은 의구심에 기름을 부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미국 행정부의 제재를 받고 있는 “화웨이가 유엔 대북제재를 위반한 것으로 밝혀지면 추가 수출규제와 민사상 벌금·몰수·형사상 기소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문제가 무역 문제로 인한 중국과의 불화가 계속되고 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핵 협상 재개를 모색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취약한 시점에 불거졌다고 WP는 전했다.

WP에 따르면 화웨이는 2008년 이집트 통신회사 오라스콤이 북한의 조선우편통신공사와 지분합작으로 무선통신업체 고려링크를 설립해 3G망을 구축할 때 중국 국영기업 판다 인터내셔널 정보기술과의 제휴를 통해 장비 및 관리서비스 제공·망통합·소프트웨어 서비스 제공·관리서비스·네트워크 보증 서비스, 그리고 고려링크의 프로젝트 확장에 깊이 관여했다.

화웨이가 북한에 기지국과 안테나 등 고려링크 설립에 필요한 장비를 전달하는 데 중국 유명 전자기기업체 판다그룹의 판다 인터내셔널 정보기술(판다)이 핵심 역할을 했다.

2008년 계약서에 따르면 판다는 화웨이의 장비를 북·중 국경지대인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으로 단둥 지역으로 운반했고, 이 장비는 이곳에서 철로를 이용해 평양으로 들어갔다.

화웨이 내부 자료나 직원들은 북한·이란·시리아 등 국제사회의 제재대상국의 국가명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북한을 ‘A9’으로 지칭하는 등 암호를 사용했다.

한 화웨이 직원은 지난해 직원용 준전용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2008년 여름 고려링크 설립을 돕기 위해 ‘A9’에서 일하다가 베이징(北京)올림픽 때문에 급거 귀국했다며 북한을 로마자로 ‘chaoxian’으로 표기했다.

내부 문서에는 고려링크를 사용하는 북한 당국자와 가족에 대한 외국의 정탐 활동이 이뤄질 수 있다는 데 대한 북한의 우려도 담겨있었다.

2008년 오라스콤과 조선우편통신공사가 서명한 문서에는 “(북한의) 일반 주민은 국제표준의 휴대전화를 쓰고, 특별 이용자들은 현지 개발된 암호화 알고리즘을 탑재한 휴대전화를 쓸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암호화 기술의 ‘테스트 베드’는 화웨이의 본사가 있는 중국 선전에 구축됐다. 이곳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고려링크 설립 이전인 2006년 1월 방중 당시 방문한 곳이다.

화웨이와 판다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힘을 얻던 2016년 상반기에 평양 사무실을 비웠다. 화웨이와 판다 직원들은 수년간 평양 김일성 광장 인근의 비싸지 않은 호텔에서 일했다고 합의를 잘 아는 관계자가 전했다.

오라스콤은 2018년 9월 고려링크 운영을 위한 유엔 제재 면제를 받았으며 화웨이의 업그레이드 및 관리서비스 제공 중단으로 고려링크는 현재 오래된 장비를 쓰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화웨이는 2017년 11월 미 재무부의 대북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중국 기업 단둥커화와도 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는 2016년부터 화웨이와 북한의 연계 가능성을 조사해왔으나 공식적으로 양측을 연결하지는 않았지만 조사는 계속하고 있다. 화웨이는 같은 해 북한 등 제재대상국에 미국 기술이 넘어갔는지에 대한 자료제출 요구를 받았다.

화웨이는 WP에 “화웨이는 유엔과 미국, 유럽연합의 모든 수출규제와 제재 관련법 등 우리가 운영하고 있는 국가와 지역의 모든 법과 규제를 준수하는 데 완전히 전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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