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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노스 “북 3G 통신망 구축 때 고위층용 통신망에 감시 시스템 계획”

38노스 “북 3G 통신망 구축 때 고위층용 통신망에 감시 시스템 계획”

기사승인 2019. 07. 23.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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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노스 북-이집트 통신사 오라스콤 회의록 입수 보도
"도청과 네트워크 보안이 북 최고 관심사...통신망 체제전복용 사용 막아야"
"통화·문자·팩스·인터넷 접속·파일 전송·이메일 등 감시 시스템 구축 계획"
38 north
북한이 2008년 3세대(G) 이동통신망을 구축하면서 체제전복용으로 활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고위층이 사용하는 별도의 통신망에 대한 감시와 통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계획을 세웠다고 미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사진=38노스 홈페이지 캡쳐
북한이 2008년 3세대(G) 이동통신망을 구축하면서 체제전복용으로 활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고위층이 사용하는 별도의 통신망에 대한 감시와 통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계획을 세웠다고 미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먼저 고위층 2500명을 타깃으로 잡고 300통화를 동시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을 계획했으며 가입자 수 확대에 따라 감시 시스템도 늘릴 계획이었다는 것이다.

38노스는 2008년 5월 28일 이집트 통신회사 오라스콤과 북한 조선우편통신공사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진행한 회의록을 확인했다며 이렇게 전하고 도청과 네트워크 보안이 북한 정권의 최고 관심사였다고 보도했다.

오라스콤과 조선우편통신공사가 지분합작으로 무선통신업체 고려링크를 설립, 그래 12월 북한에 3G 이동통신망을 구축하기 7개월 전이었다.

회의록에 따르면 이날 회의는 기술진 회의였는데 충분한 네트워크 감시 능력을 구축하는 게 북한 정권에 매우 중요한 것이었으며 현재 노동당 부위
원장인 리수용이 참석했다.

38노스는 “(북한은) 통신망을 재도입하면서 체제전복용으로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필요했던 것”이라며 “보안 시스템 도입이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네트워크 보안 시스템은 북한 당국이 휴대폰 통화와 데이터 전달, 그리고 엘리트 네트워크에 대한 특별한 부분을 허용하는 광범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에는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암살시도로 알려진 2004년 룡천역 폭발사고에서 휴대폰이 방아쇠 역할을 했다는 소문이 작용했다고 38노스는 분석했다.

북한이 2002년 처음 무선네트워크 구축에 돌입했다가 2004년 룡천역 폭발사고 한달 뒤 돌연 접었다면서 이후로는 이동통신망 구축에 있어 보안이 최우선이 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한은 2008년 고려링크를 설립하면서 내국인과 외국인이 사용하는 이동통신망을 따로 두고, 이와 별도로 고위층 전용 네트워크를 구
축해 자체 개발한 암호화 시스템이 내장된 휴대전화를 쓰도록 했다. 이 암호화 시스템을 자체 개발하는 과정에서 북한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와 판다그룹 소속 판다 인터내셔널 정보기술과 협력했다.

이를 위해 북한은 이동통신 통제를 위해 초기에는 2500대를 타깃으로 잡고 300개의 통화와 300개의 데이터 세션을 동시에 감시할 수 있는 합법 도·감청 통로(LIG)를 구축하고, 감시 센터에서는 60명이 동시 접속할 수 있고, 7테라바이트(TB) 규모의 저장 시스템에 데이터가 저장되는 계획을 세웠다.

휴대폰 감시 시스템은 음성통화·문자 메시지·팩스 메시지를 가로챌 수 있고, 데이터 시스템은 인터넷 접속·파일 전송·멀디 미디어 메시지(MMS)·이메일 등에 대한 감시를 지원하도록 했다.

가입자 수가 늘어나면 감시 타깃은 5000대로 늘어나고 감시할 수 있는 통화와 데이터 세션이 300개씩 추가되며 저장 시스템 규모도 10TB로 늘어나게 할 계획이었다.


회의에서는 위성을 통한 도청을 막기 위한 전파방해시스템 구축과 연구도 논의 대상이 됐다.

전파방해시스템을 위해 북측은 오라스콤에 1140만 유로에 달하는 전자 제조·테스트 장비 리스트를 건넸다.

장비 확보와 운송은 홍콩의 ‘뉴이스트 인터내셔널 무역회사’가 맡았는데 이 회사 간부로 적시된 한철과 주옥희는 상하이푸둥발전은행에 미국 달러와 유로, 홍콩 달러 계좌를 갖고 있다고 38노스는 전했다. 이 은행은 미국이 대북제재 위반 혐의를 따지고 있는 중국 대형은행 3곳 중 한 곳이기도 하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화웨이가 비밀리에 북한의 3G 무선네트워크 구축과 유지에 관여해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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