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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대만’ 문제, 중국 베이다이허 회의 주요 의제로 급부상

‘홍콩·대만’ 문제, 중국 베이다이허 회의 주요 의제로 급부상

기사승인 2019. 07. 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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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 방안 다룰 듯, 최고 지도부도 상황 긴박하다 인식
Hong Kong Protests Analysis <YONHAP NO-4754> (AP)
사진출처=/AP, 연합
홍콩·대만 문제가 곧 열릴 중국 전현직 최고 지도부의 여름 비공식 회동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의 주요 의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홍콩에서 반중 성격 농후한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개정 반대 시위, 일명 ‘반송중(反送中)’ 시위가 갈수록 격화되는데다, 대만 역시 이 분위기를 틈타 ‘대만 독립’ 분위기를 적극 띄우고 있기 때문. 중국으로서는 자칫 잘못하다 일국양제(一國兩制·하나의 국가 두 개의 체제) 원칙의 대상인 두 마리 토끼를 다 잃는 최악의 상황에 봉착할 가능성도 있어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상황은 예사롭지 않다. 우선 홍콩 사태의 경우 중국 당국이 개입하는 계엄령 선포가 목전에 와있는 듯한 분위기다. 지난 21일 반송중 시위대에 중국 당국의 사주를 받은 것이 분명해 보이는 조폭이 백색 테러를 자행한 사건까지 더하면 상황은 그야말로 일촉즉발이라고 해도 좋다.

대만 사태 역시 중국이 전전긍긍하지 않을 수 없는 국면으로 전개되고 있다. 사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이러다 진짜 중국의 주도로 일국양제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돌았을 정도였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이 터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할 목적으로 대만과의 관계를 강화하면서 분위기가 획기적으로 반전된 것. 이는 최근 미국이 중남미 4개국 순방에 나선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에게 무려 6일 동안이나 미국에 체류하도록 허가한 것이나 총 22억 달러 규모의 무기를 대만에 판매한 것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여기에 홍콩의 반중 시위도 기름을 끼얹었다. 홍콩인들의 이민을 적극적으로 받아주겠다고 공언한 대만의 입지가 졸지에 강화됐을 뿐 아니라 중국에 “노!”라고 강하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까지 형성됐다. 이에 대해 런민(人民)대학 정치학과의 팡창핑(方長平) 교수는 “현재 양안의 관계는 대만에게 유리한 것이 사실이라고 해야 한다. 대만 독립 주장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는 분위기인 것만은 확실하다. 중국이 뭔가 확실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분위기를 설명했다.

중국 당정 최고 지도부도 물론 현 상황을 분명하게 직시하고 있다. 베이다이허 회의에서도 홍콩·대만 사태는 미·중 무역전쟁 의제와 더불어 전·현직 최고 지도자들의 난상토론 테이블에서 중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일거에 상황을 반전시킬 뾰쪽한 대책은 없다고 봐야 한다. 문제를 모두 일거에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력 행사가 가장 확실한 카드이나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의 눈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어느 정도 유추해볼 수는 있다. 우선 홍콩에 대해서는 캐리 람 행정장관을 계속 압박하면서 해결을 독려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서는 경질 카드를 활용하거나 계엄령과 다를 바 없는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강수(强手)도 만지작거릴 수 있다. 대만 문제는 친중 세력인 국민당의 한궈위(韓國瑜·62) 총통 후보를 적극 지원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도모하는 방안을 강구할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 친중 매체들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더욱 늘리는 방안 역시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분위기가 중국의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가 이 문제에 적극 개입하려는 입장을 보이는 것도 중국으로서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 등 서방 세계는 중국의 국력이 더 이상 커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현재 수준에서 멈추도록 브레이크를 걸고 싶어 한다. 홍콩과 대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중국의 노력을 용인할 까닭이 없다”면서 분위기를 설명했다. 베이다이허 회의를 앞둔 중국 당정 최고 지도부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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