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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차이잉원, 홍콩 사태 등으로 재선 확실시

대만 차이잉원, 홍콩 사태 등으로 재선 확실시

기사승인 2019. 07. 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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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선거하면 압도적 당선
한때 인기폭락으로 ‘식물 총통’으로 불리던 대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차이잉원(蔡英文·63) 후보가 내년 1월 11일 열릴 선거에서 재선이 유력시되고 있다. 아직 총통선거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상황이 유동적이기는 하나 차이 총통의 압도적 당선도 불가능한 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과연 차이 총통이 극과 극의 롤러코스터를 탄 끝에 재선에 안착하는 기적을 일궈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대만 정국에 밝은 베이징 외교 소식통의 23일 전언에 따르면 차이 총통의 올해 초 지지율은 정말 형편 없었다.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30%를 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당장 선거를 바로 치를 경우 차이 총통의 참패는 필연적이라는 분석이 공공연했다.

그럴 수밖에 없기도 했다. 무엇보다 경제 상황이 참담 그 자체였다. 대만의 청년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곳을 ‘구이다오’(鬼島·귀신의 섬)이라고 비하했을 정도였다. 게다가 대만 독립을 주창하는 민진당의 강령을 적극 대변한 탓에 중국과의 양안관계도 극도로 나빠졌다. 이로 인해 차이 총통의 지지율은 바닥을 치면서 라이칭더(賴淸德·60) 전 행정원장에게 패해 민진당 경선도 통과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난무했다.

차이잉원
내년 1월 11일 실시되는 선거에서 격돌할 차이잉원 현 대만 총통과 한궈위 국민당 후보./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하지만 이미 산전수전 다 겪은 노회한 정치인인 차이 총통은 특유의 진정성을 바탕으로 꾸준히 지지율을 만회해 나갔다. 여기에 미중 무역전쟁과 반중 성격이 농후한 홍콩 시위 폭발 등의 주변 상황도 차이 총통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했다. 급기야 지난달 24일 실시된 TVBS 방송 여론조사에서는 무려 50%의 지지율을 얻어 국민당 한궈위(韓國瑜·62) 후보를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나기까지 했다.

향후 상황 역시 차이 총통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끝날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 홍콩 시위는 장기화 될수록 차이 총통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 대만인들의 ‘차이나 포비아(공포)’를 지속적으로 자극하기 때문. 이같은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경우 대만 독립을 주창하는 민진당 후보가 그 반사이익을 얻게 될 것은 필연이라고 할 수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것 역시 차이 총통에게는 거의 신의 축복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이 대만과의 관계 강화를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은 최근 들어 대만을 파격적으로 대우하고 있다. 지난 22일 막을 내린 차이 총통의 중남미 4개국 장기 순방 당시 무려 6일 동안이나 미국 기착을 허가한 것은 1979년 단교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대만 총통 선거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 향후 전혀 예상 못한 변수가 터져 국면을 흔들 가능성은 당연히 상존한다. 여기에 민진당 계열의 커원저(柯文哲·60) 무소속 후보의 인기도 간단치 않다는 사실까지 감안할 경우 차이 총통이 대권을 100% 거머쥐었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이와 관련, 베이징의 대만인 사업가 렁유청(冷有成) 씨는 “정치는 움직이는 생물 아닌가. 현재 상황에서 차이 총통이 가장 유리한 것은 사실이나 어떤 돌발 변수가 터질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만약 갑작스런 상황 변화가 온다면 선거 레이스는 안개 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직 게임이 끝난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현재 분위기만큼은 차이 총통이 확실히 앞서나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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