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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글로벌 경영 속도낸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글로벌 경영 속도낸다

기사승인 2019. 07.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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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네트워크 200개 달해…올해만 19개 늘어
3000억원대 해외순익 이어가
멕시코법인 신설·BIDV 지분 인수 등 신 수익원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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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해야 합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강조한 말이다. 김 회장은 수년 전부터 성장동력을 해외시장에서 찾았다. 처음 계획보다 빨리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통합해 KEB하나은행을 출범시킨 것도 글로벌 금융에 강점을 가진 외환은행과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김 회장의 해외시장 개척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멕시코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면서 중남미 시장 공략을 강화했다. 또 인도와 일본에 이어 베트남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신남방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올해에만 해외 네트워크를 19개 늘렸다. 2014년 말 146개였던 하나금융의 해외 네크워크는 매년 급증해 올해 6월 말 기준 197개로 확대됐다. 하나금융이 공격적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면서 해외에서도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지난해 해외에서 벌어들인 순익은 3105억원이었다. 2017년과 2016년에도 각각 3380억원과 3330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매년 3000억원대 순익을 해외시장에서 벌어들이고 있는 셈이다. 신한금융지주가 해외 순익으로 지난해 3423억원을 기록했지만, 앞서 2016년과 2017년에는 각각 1592억원과 2049억원을 거둔 것을 감안하면 하나금융의 해외 실적이 금융지주사 중 앞서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금융지주사들이 국내 금융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시장으로 나서고 있지만, 특히 김정태 회장의 글로벌 경영이 눈에 띈다. 그는 국내 금융사들이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에 집중해 있는 동안에도 중남미 지역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이에 하나금융은 올해에만 멕시코·일본·인도·베트남 등에서 성과를 냈다.

하나금융은 이달 22일 베트남 4대 국영상업은행인 하나인 BIDV(Bank for Investment and Development of Vietnam)의 지분 15%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BIDV는 2018년 말 연결기준 총자산 규모 66조3000억원, 순이익은 3809억원을 기록하는 등 매년 베트남 경제성장률을 상회하는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때문에 하나금융은 이번 인수에 1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하나금융은 BIDV 지분 인수를 통해 베트남 전역 1000여개의 지점과 사무소, 5만8000개에 달하는 자동화기기(ATM) 등 방대한 영업망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BIDV가 매년 3000억원대 순익을 내고 있는 만큼 하나금융은 지분율에 따라 매년 300억원 이상의 순익을 거두고, 배당수익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하나금융은 올해 2월 멕시코 법인을 신설하고 중남미 시장에서 본격적인 영업을 개시했다. 멕시코 법인은 한국계 기업 지원과 함께 현지 기업에도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김 회장은 파나마·브라질에 더해 멕시코까지 진출하며 중남미 지역에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또 지난 4월 인도 구르가온 지점에 대한 예비인가를 취득했고, 5월에는 일본 후쿠오카 출장소를 지점으로 전환하기 위한 인가를 획득했다. 구르가온 지점은 10월에 개점될 예정이고, 후쿠오카 출장소도 연내 지점 전환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이들 지점 설립이 완료되면 아시아 지역에서의 경쟁력도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김 회장은 저성장·저마진 기조의 국내시장에서 벗어나 2025년까지 글로벌 이익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리는 ‘글로벌 2540’ 비전을 세웠다. 또 국내 금융사들이 넘지 못하는 국가를 대상으로 꾸준히 진출해 6대륙 전체에 진출한다는 계획도 수립한 바 있다. 김 회장은 최근 “앞으로 중요한 승부처는 글로벌”이라며 “핀테크를 무기로 세계시장에서 입지를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의 글로벌 경영이 곧 하나금융의 성장 비전이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해외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는 국내 금융시장이 이미 레드오션이어서 성장성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며 “성장잠재력이 높은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북미와 중남미·유럽 등 세계 곳곳으로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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