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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뻐서 아픔이 많은 꽃, 울릉도 ‘섬말나리’를 아시나요

이뻐서 아픔이 많은 꽃, 울릉도 ‘섬말나리’를 아시나요

기사승인 2019. 07. 2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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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경북 울릉도 저동항 인근 언덕에 군락을 이룬 섬말나리가 개화해 이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조준호 기자
동해안 어업 전진기지인 경북 울릉도 저동항 인근 언덕에 군락을 이룬 섬말나리가 24일 고운 자태를 뽐내며 진향 향기를 날리고 있다. 마치 유혹의 손길을 보내는 것처럼.

타지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들며 울릉도 지역 곳곳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섬말나리는 울릉도 개척민의 아픔을 담고 있다. 울릉도의 유일한 평야지대인 나리분지는 꽃이름을 지명에 사용했다.

1883년 재개척령 반포 후 울릉도에 이주한 정착민들 중 나리분지에 정착한 주민들이 개척 초기 섬말나리 뿌리를 캐서 주린 배를 달랬다고 한다. 그래서 나리마을로 불렸다.

알뿌리를 밥에 섞어서 단자를 만들어 먹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자양, 건위, 종기, 강장, 진해, 천식, 해열 등에 다른 약재와 함께 사용했으며 민간에서는 자양강장제로 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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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경북 울릉도 저동항 인근 언덕에 개화한 섬말나리 꽃 모습. 울릉도 섬말나리꽃은 6~7월 개화한다. /조준호 기자
섬말나리는 관상용으로도 손색이 없는 꽃이다. 이런 곱고 귀한 자태 때문에 일본에 관상용으로 건너갔다. 또 섬말나리를 외국에서 가져가 품종개량해 우리나라로 역수출까지 하고 있다. 참 이뻐서 아픔이 많은 꽃이다.

섬말나리 뿌리를 찌면 팍신팍신한 전분이 나오는데 맛이 은은한 단맛이 나 요즘 먹거리로도 손색이 없다. 울릉주민들이 토속음식 재료인 섬말나리가 가치를 인정받아 칡소와 함께 국제 본부 ‘맛의 방주(Ark of Taste)’에 등재되기도 했다.

경북도청은 꽃향기가 100리(약 4㎞)까지 퍼지는 섬백리향과 함께 섬말나리 등 울릉지역에만 자생하는 희귀 동·식물을 보호하기 위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추진 중이다.

2007년 제주도에 이어 두 번째로 등재되면 울릉도의 지질학적 가치와 다양한 생물종 및 희귀·멸종 동·식물의 보존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게 된다.

울릉도 섬말나리 꽃의 곱디고운 자태를 보기 위해선 지금이 적기다. 6~7월에 줄기 끝이나 가지 끝에서 자란 꽃이 개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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