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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토 수요 감소에 휘청이는 홍콩 부동산 시장

본토 수요 감소에 휘청이는 홍콩 부동산 시장

기사승인 2019. 07. 29.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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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기업, 경제 둔화에 홍콩 부동산 수요 감소
송환법 반대 시위 따른 국제적 이미지 훼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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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주요 상업지구 코즈웨이베이의 헤네시로드./게티이미지뱅크
세계에서 가장 비싼 부동산 시장으로 유명한 홍콩이 냉기류를 맞고 있다. 6년 만에 오피스 임대료 하락 전망이 나오면서다. 2년 전만 해도 홍콩 주요 상업지구인 센트럴 지역에서 전체 사무공간의 50%를 소유할 정도로 명성을 날린 중국 본토 기업들이 서둘러 발을 빼며 직격탄을 맞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 중국 본토 기업의 수요가 감소하면서 홍콩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주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업체 콜리어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기업들의 총 신규 매입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콜리어스는 평균 오피스 임대료가 6년 만에 1.3% 하락하고 오피스 매매가는 5%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통상업지역에도 냉기가 감지되고 있다. 2분기 코즈웨이베이와 센트럴 지역의 임대료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 3.8% 감소했다.

중국 기업의 수요 감소는 중국 내수경기 침체와 세계무역 붕괴 압박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 경제가 둔화됨에 따라 홍콩 경제도 동반 둔화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은 6.2%로 지난 30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홍콩 수출경기 악화와 실업률 상승도 부동산 수요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동서 무역의 중심지인 홍콩은 작년 4분기 1.2%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올 1분기 들어서는 0.6%로 급락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업체 쿠시먼 앤드 웨이크필드 홍콩의 존 시우 전무는 “무역 긴장 심화와 중국의 경기 침체로 많은 기업들이 홍콩 부동산 확장 계획을 보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2개월 간 지속되고 있는 대규모 송환법 반대 시위도 부동산 시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폴 찬 홍콩 재정 사장은 28일 대규모 송환법 반대 시위가 지역 경제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소매업자와 요식업자를 중심으로 영업량이 급감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이번 시위로 홍콩의 국제적 이미지가 훼손됐다고 밝혔다. 홍콩에서는 최루탄을 발사하는 등 강경 대응하는 경찰과 송환법 폐지를 요구하는 시위대 간 무력 충돌이 잇따르고 있다. 대규모 시위에 따른 불안감은 실제 투자 철회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부동산 개발업체 골딘 파이낸셜은 ‘사회적 모순과 경제적 불안감’을 이유로 14억2000만달러(약 1조6817억원) 규모의 카오룽 반도 개발 입찰에서 손을 뗐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소요 사태가 기업 및 금융의 중심지라는 홍콩의 명성을 해치고 있다고 단언하긴 이르다는 주장도 나온다. 영국 투자자문사 로레사 어드바이저리의 니콜라스 스피로 파트너는 “홍콩은 여전히 아시아 최고의 금융 허브”라면서 “다만 정치적 소요 사태에서 얼른 벗어나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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