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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소비자 감동 경쟁과 시장가격의 의미

[칼럼] 소비자 감동 경쟁과 시장가격의 의미

기사승인 2019. 07. 29.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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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석(논설심의실장)
논설심의실장
시장은 왜 사령탑이 없어도 잘 돌아가는가? 더 적극적으로 질문을 던지자면, 왜 사령탑이 없을수록 오히려 잘 돌아가는가? 이 문제를 직접 거론하는 경제원론은 잘 없어서 정확하게 대답하는 사람도 드물다. 그렇지만 경제원론에서 시장의 가격결정 이론과 이에 대한 규제의 효과들을 배우면서 간접적으로 그런 사령탑이 존재하고 시장가격에 대해 통제할 때 빚어질 폐해를 알게 된다. 그 경제원론의 논리는 이렇다. 시장에서 개별경제주체들의 수요가 합쳐진 시장수요와 개별경제주체들의 공급이 합쳐진 시장공급이 만나서 시장가격이 형성된다. 이렇게 형성된 시장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에서 거래가 이뤄지도록 통제하면 그 가격에서의 시장공급량이 시장수요량보다 많아져서 모두 팔리지 않게 된다. 최저임금을 시장임금보다 높게 강제할수록 ‘비자발적’ 실업이 늘어나는 게 전형적 사례다. 반대로 시장에서 결정된 가격보다 낮게 거래하도록 통제하면 그 가격에 물품을 구할 수 없는 ‘품귀’ 현상이 빚어진다.

이처럼 시장가격을 통제할 때 빚어지는 폐해를 경제원론에서 배운 지식인들도 정부의 가격통제에 민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아마도 경제원론에서 곧바로 시장가격의 최적성과 이를 수정할 필요성에 집중함으로써 시장가격이 있고 없고의 차이에 대한 의미를 잘 다루지 않기 때문이다.

‘사령탑’이 없어도 시장이 잘 작동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공급자들이 경쟁자들에 비해 소비자들을 잘 만족시킬수록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시자나 사령탑이 없어도 공급자들은 소비자들을 ‘감동’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야 소비자들이 다음번에도 그 제품이나 서비스를 찾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시장가격의 정보제공 역할 덕분에 역동적인 기업가적 혁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특정 화장품의 시장가격이 3만원이라면, 3만원의 화폐를 보유하기보다는 그만큼의 화폐를 포기하고 화장품을 얻는 것을 더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있다는 의미다. 그 화장품을 공급하는데 필요한 요소들의 가격도 존재하기 때문에 기업가들은 그 화장품을 더 저렴하게 공급할 방법과 소비자들이 더 좋아할 기능을 보탤 방법을 먼저 찾으려고 치열하게 경쟁한다. 그 결과 피부노화를 늦추는 화장품이 등장한다. 이런 경쟁과정에서 소비자들이 지불하려는 화폐량보다 더 비용을 들여 생산하는 모든 생산자들은 시장에서 퇴출된다. 그들은 일정 비용을 들여 요소들을 사서 특정 재화를 생산했지만 소비자들이 그 비용에도 못 미치는 재화를 만들어 희소한 자원을 낭비하는 ‘실수’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이런 시장에 비해 ‘가격’이 존재하지 않는 공공부문이 지닌 극복할 수 없는 문제점이 있지만 경제원론에서는 별로 언급되지 않고 있다. 물론 가끔씩 공공부문의 문제점 가운데 일부가 ‘정부 실패’라는 주제 아래 다뤄지지만 가격이 없기에 발생하는 문제를 제대로 지적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 어려움을 보여주는 질문이 이것이다. 경찰이 빈발하는 강력사건을 해결하지 못할 때 경찰예산을 늘려야 하는가? 시민의 치안 불안을 덜기 위해서라면 당연히 예산을 늘려야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이 반문한다면 대답하기 어렵다. 그럼 강력사건을 잘 해결하지 못할수록 ‘벌’을 주기는커녕 더 많은 예산이라는 ‘상’을 준다면 경찰의 사건해결 능력과 의지가 좋아질 수 있을까?

이런 어려운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경찰서비스가 시장에서 공급되는 서비스와는 달리 가격도 없고 공급 경쟁이나 퇴출의 압력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유치원 교육’ 같은 민간에서 공급 가능한 서비스를 공공서비스화하거나 공무원 증원 등으로 공공부문을 비대화하면, 시장가격이 작동하는 민간의 영역이 축소되고 유사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이런 점들을 감안해 정부정책을 만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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