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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범 칼럼] 북한 미사일 그만 쏘고 ‘평화 진정성’ 보여야 한다

[전인범 칼럼] 북한 미사일 그만 쏘고 ‘평화 진정성’ 보여야 한다

기사승인 2019. 08. 0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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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현 특수·지상작전 연구회 고문
다련장 유도탄 1발당 1~3억원…북한 그 돈 그만 써야
9·19 남북 군사합의 정신과 평화구축 행동으로 뒷받침
전인범 장군 1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인류의 첫 무기는 아마도 긴 나무와 돌이었을 것이다. 그 다음 단계가 긴 나무에 돌을 매달아 상대를 공격하는 ‘메이스(Mace)’ 라는 도구다. 엄밀히 말하자면 이것이야말로 인간이 만든 첫 무기다. 화살과 돌을 투사하는 ‘슬링(sling)’을 사용하면서 화살과 돌을 발사체(projectile) 또는 미사일 (missile) 이라고 불렀다. 처음에는 발사체와 미사일을 혼용하기도 했다.

화약의 발명과 포(砲)의 발달은 ‘난공불락의 요새’를 무색하게 했다. 첫 포탄은 돌이나 쇠로 만든 것이었다. 이때까지도 발사체와 미사일이라는 용어는 혼용됐다. 19세기가 되면서 포술이 발전하였고 2차 세계대전 당시 로켓을 이용한 포병탄이 나오기 시작했다. ‘로켓(rocket)’이란 작용과 반작용을 이용한 추진기관 혹은 이 로켓기관으로 추진되는 비행체를 뜻한다. 로켓은 추진 장약(화약)으로 포탄을 날리는 것이 아니다. 탄 자체에 추진체가 달려 있다는 것이 차이다.

화살, 돌, 총탄, 포탄 그리고 이제는 로켓까지 발사체와 미사일의 범주에 들어간다. 다련장포(구경이 여러 개인 포)를 북한은 방사포라고 부른다. 정확성은 떨어져 특정지점보다는 지역단위 목표물을 공격하는데 유리하다. 또 정확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다시 장전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도 있다.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도발 당시에도 북한이 쏜 탄의 3분의 1정도가 연평도 주변 바다에 떨어졌다. 1960년대에 유도탄이 생기면서 로켓 중에 유도장치가 있으면 미사일, 없으면 로켓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다련장 유도탄 1발당 1~3억원…북한 그 돈 그만 써야

북한이 최근 발사한 일련의 무기는 군사적 측면에서 탄도탄이고 유도장치가 있으면 탄도 미사일이다. 이들 무기의 유엔 결의 위반 여부는 이른바 정무적 판단에 달려 있고 우리는 해석상의 차이를 지금 보고 있다.

다만 분명한 것은 그것이 발사체이든, 유도미사일이든, 탄도미사일이든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군사적 위협이 된다는 것이다. 특히 300㎜ 유도탄은 전형적인 다련장포와는 달리 기동력이 향상되고 정확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된 새로운 무기다. 이것은 ‘북한판 이스칸다르’ KN23과는 또 다른 위협이 되는 무기다. 북한의 300㎜ 유도탄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방어체계가 필요하다. 하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런 다련장 유도탄은 1발당 1억~3억원쯤 한다.

지금 식량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경제사정이 좋지 않은 북한은 이제 이런 유도탄에 돈을 그만 써야 한다. 비록 명시는 안 돼 있을지언정 그래야 남북이 합의한 9·19정신에도 합당하다. 우리도 생존을 위태롭게 하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보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 상황을 직시하고 그에 맞는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북한이 다양한 형태의 탄도 유도탄(미사일)을 개발 보유하고 있듯이 우리도 다양한 종류의 방어용 요격 수단이 필요하게 됐다.

◇북한, 미사일 그만 쏘고 ‘평화 진정성’ 행동으로 보여야

결국 국민의 복지와 평화를 구축하는데 써야 할 돈을 방공무기 개발과 배치에 써야 하는 입장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북한이 여러 종류의 투발수단이 있는 만큼 우리도 엠샘(M-SAM·중거리 요격 미사일), 엘샘(L-SAM·장거리 요격미사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개량 패트리어트는 물론 이제 새로운 형태의 ‘단거리 요격 미사일 체계’ 구축이 절실해졌다.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가 9·19 군사합의를 정면으로 어기는 행동은 아니다. 하지만 한반도 평화진척을 위한 한·미 정부 노력과 두 나라 국민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임은 분명하다. 남북이 경쟁적으로 국방비를 늘리는 일종의 ‘안보 딜레마’를 초래할 수 있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는 행태다. 이번 8월 5일부터 시작된 한·미 간의 일상적인 연합훈련이 마음에 걸리면 북한이 절차에 따라 서로 간에 훈련 참관을 정례화하는 등의 진전된 군사적 신뢰 구축에 한 발 더 나아가려는 자세와 모습이 필요하다.

남북이 서로 간에 미사일 개발 등 성능과 사거리 연장의 군비경쟁을 하면 경제력이 월등히 우위에 있는 쪽이 유리한 것은 기정사실이다. 따라서 북한은 9·19 정신과 한반도 평화구축이라는 대의에 걸맞은 행동에 나서야 한다. 북한은 유도탄이든, 탄도탄이든 이제는 미사일을 그만 쏘고 평화를 위한 전세계의 중재와 기대에 조금씩이나마 가까이 다가서려는 진정성 있는 노력을 보여 줘야 한다. 그래야 대화의 상대로서의 자격에 대한 신뢰가 싹틀 수 있다. 북한의 현명한 선택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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