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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뭐볼까] ‘봉오동 전투’ 무명의 영웅들이 만든 승리의 역사

[영화뭐볼까] ‘봉오동 전투’ 무명의 영웅들이 만든 승리의 역사

기사승인 2019. 08. 05.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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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오동 전투'
영화 '봉오동 전투'(감독 원신연)는 독립군 연합부대가 일본 정규군을 상대로 처음으로 대규모 승리를 쟁취한 1920년 6월의 봉오동 전투를 영화한 작품이다. 원신연 감독은 전투의 영웅 홍범도가 아닌 첫 승리의 역사를 일궈낸 '모두'에게 무게를 뒀다. 

'봉오동 전투'가 특별한 점은 이름 없는 영웅들에 촛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그동안 잘 알려진 독립 영웅의 이야기는 영화로 많이 만들어졌지만 무명 영웅의 이야기는 드물었다. 영화에서 황해철 역을 맡은 배우 유해진의 "어제 농부였던 사람이 오늘은 독립군이 될 수 있다"는 말처럼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이름 모를 영웅들의 시간과 이들의 승리에 관한 이야기를 가슴 뜨겁게 그려낸 영화가 '봉오동 전투'다. 

최근 한국과 일본의 긴장 관계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군을 상대로 한 독립군의 대규모 승리'라는 내용이 영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영화는 강렬한 항일 메시지와 일본군을 격파하는 독립군의 모습을 통해 통쾌함을 선사한다. 독립군이 지형을 이용해 일본군을 위기에 빠뜨리는 전투의 전개 등은 왜구를 제압하는 내용의 영화 '명량'을 연상시킨다. '명량'은 충무공이라는 위인이 중심이 된 반면 봉오동 전투는 이름 없는 다수의 독립군이 중심이다. 그래서 더 가슴이 먹먹해진다. 

배우들의 사실적인 연기도 몰입감을 높인다. 이들은 마치 역사책을 찢고 나온 것처럼 생생한 현장감을 선사한다. 배우 유해진은 대도를 자유자재로 쓰는 황해철 역을 실감나게 연기했다. 특히 따뜻한 인간미와 강한 리더십을 잘 묘사해 관객이 황해철이 어떤 인물이지를 가늠할 수 있게 한다. 

배우 조우진은 황해철을 따르는 마적이자 사격수인 마병구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황해철과 '티격태격 케미'로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와 함께 배우 류준열은 정규 훈련을 받은 분대장이자 누나에 대한 애틋함을 가슴 깊이 간직한 이장하 역할을 맡아 무게감 있는 연기를 보여준다. 이 외에도 월강추격대장 야스카와 지로 역할을 맡은 '일본 국민배우' 키타무라 카즈키가, 월강추격대 중위 쿠사나기 역의 '일본 연기파배우' 이케우치 히로유키, 포로 소년병으로 분한 다이고 코타로의 열연도 돋보인다. 

배우들의 열연과 탄탄하게 만들어진 캐릭터들은 영화의 완성도를 높인다. 다만 사건 전개나 영화를 지배하는 서사는 자칫 지루하게 다가올 수 있다. 사실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반전의 요소는 없다. 예상 가능했던 결말대로 영화는 끝난다. 반복되는 지형이나 비슷비슷하게 이어지는 일본군과 대치 장면이 거슬린다. 잔인한 살육 장면에서는 거부감도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장면이 주는 울림은 크다. 전투를 마친 독립군들의 얼굴을 보면 한국인으로서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승리의 역사, 무명의 영웅들을 왜 기억해야 하는지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봉오동 전투'는 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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