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돈세탁’ 타깃된 캄보디아…오명 벗기 위해 경고나서

‘돈세탁’ 타깃된 캄보디아…오명 벗기 위해 경고나서

기사승인 2019. 08. 08. 16:19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캄보디아 정부, 시민들에게까지 돈세탁 범죄 경고 나서
세계최대 마약생산지 '골든트라이앵글' 인접, 마약밀매 비롯한 각종 불법 자금세탁 넘쳐
카지노·달러화 경제로 돈세탁 타겟돼
458635737
캄보디아에 건설중인 호텔·카지노의 모습./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제 마약·범죄조직의 자금세탁 창구로 떠오르고 있는 캄보디아가 ‘돈세탁 온상’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적극 행동을 취하고 있다. 불법 자금세탁 단속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시민들에게도 자금세탁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캄보디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기관인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그레이 리스트’에 올라있다. ‘그레이 리스트’에 포함된 국가는 자금세탁방지제도에 취약점이 있어 FATF가 해당 국가와의 거래 시 위험을 참고할 것을 권고하는 국가다.

7일 크메르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캄보디아 내무부의 중앙보안국은 캄보디아 시민들에게 ATM 카드 혹은 은행 계좌를 사용해 해외로부터 돈을 대신 받아주지 말라고 경고했다. 당국은 성명서를 통해 “사기·편취 등의 범죄로부터 비롯된 해외 자금을 송금받는데 시민들의 계좌가 사용될 수 있다”며 “(범죄조직은) 해외로부터 송금받은 범죄자금을 즉시 인출하기 위해 수고료를 대가로 ATM 카드를 빌려달라고 요구한다. 시민들이 본의 아니게 ‘돈세탁’에 말려들게 되며 징역을 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국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은행을 통해서 흐른 불법 자금만 약 1000만달러(121억500만원)에 달한다.

캄보디아가 이처럼 ‘돈세탁’의 창구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허술한 금융체계뿐만 아니라 급증하고 있는 카지노의 영향도 크다. 세계 최대 마약 생산지로 꼽히는 태국·미얀마·라오스 국경 지역의 ‘골든 트라이앵글’과 인접한 캄보디아는 이곳에서 생산된 마약이 동남아와 호주·대만·북미 등 전세계로 퍼져나가는 관문으로 꼽힌다. 최근 캄보디아 정부가 친중노선을 강화하며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 중국 자본들이 대거 건설한 카지노는 마약 밀매를 비롯한 각종 범죄로 마련된 자금들을 ‘세탁’하기 좋은 최적의 장소로 떠올랐다.

태국·라오스·베트남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캄보디아에 마약·밀수품과 범죄로 조성된 자금이 들어오고, 이것이 캄보디아의 카지노와 불법 브로커들에 의해 ‘세탁’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더불어 카지노를 통한 불법 세탁만 아니라 일반 캄보디아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자금 세탁도 급증하는 추세다. 인근 국가들과 달리 캄보디아는 자국의 통화인 리엘과 달러를 혼용한다. 이런 캄보디아의 달러화 경제에다 최근 태국과 베트남이 마약 단속을 대대적으로 강화한 것도 캄보디아로 향하는 불법자금과 자금세탁이 급증하고 있는 원인으로 꼽힌다.

캄보디아 당국은 지난 2월 “캄보디아 사법체계의 부패 수준이 높고 금융범죄를 수사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다”는 FATF의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5~6개월간 현금을 밀반입해 불법으로 자금을 세탁하려는 중국인·한국인을 체포, 약 700만달러(84억6440만원)를 압류하는 성과를 거두었으나 불법 자금과 관련된 여러 국가들과 국제적인 공조가 필요한 만큼 단기간 내에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은 아니라는 진단이다. 지난 5일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각종 범죄와 돈세탁에 대처하기 위해 캄보디아 정부 관계자들이 국내외 모든 당사자들과 적극 협력할 것을 당부한데 이어 당국이 시민들을 대상으로 돈세탁과 관련된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 만큼 강경대응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