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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주도로 판매한 1조원대 파생상품 스캔들 비화

시중은행 주도로 판매한 1조원대 파생상품 스캔들 비화

기사승인 2019. 08. 0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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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금일 긴급 대책회의 개최...9월 피해자 속출
전 금융권에 해당 상품 피해 규모 등 실태 파악
1조원대 대규모 파생상품 손실 스캔들이 터질 전망이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주도로 판매된 독일 및 영국 국채 금리 상품이 대규모 손실을 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금일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해당 상품 피해와 불완전판매 여부 등 실태파악에 나섰다.

원승연 금융감독원 부원장 주도로 열린 이번 회의에선 판매를 주도한 은행들이 고객들에게 리스크를 충분히 인지시켰는지에 대해 주의깊게 볼 방침이다. 현재 알려진 피해 규모는 1조원 수준으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외에 일부 증권사들도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해당 상품을 올 초에 판매한 일부 증권사들의 경우 4월에 미리 금리 하락에 따른 피해를 예상하고 판매를 중단했다는 점이다. 증권사가 인지한 해당 상품의 리스크를 은행이 충분히 알고도 판매 규모를 더욱 키웠다는 책임론이 불거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금감원은 만기 도래인 9월에 피해를 본 투자자들의 민원이 들어올 경우 당사자들의 주장을 검토해 은행의 책임 여부를 따져보겠다는 설명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약 2주전부터 정채봉 국내영업 부문장 주도하에 매일 대책회의를 열고 있다. 이 회의에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겸 은행장도 참석한다. 조만간 자산관리(WM) 본부 포함 대책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오전 원 부원장 주도로 독일과 영국 금리 연동 파생상품 관련 전 금융권에 대한 실태파악을 위해 긴급회의를 열었다.

회의에는 금융투자를 포함 은행검사국과 분쟁조정국 등이 참여해 파생상품 피해 규모와 불완전판매 여부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가 된 상품들은 영국과 독일 금리와 연동된 파생상품이다. 해당 상품은 우리은행 주도로 판매했으며 일부 증권사도 참여했다. 독일 국채 10년을 기준으로 해서 6개월짜리 상품을 판매한 것인데 이 상품은 금리가 -0.2% 를 초과하지 않으면 약 4.2% 의 마진이 남는 구조다. 하지만 현재 독일 국채 금리가 -0.5% 까지 떨어지면서 9월 만기가 되면 100%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0.7%까지 떨어지면 100% 손실인데 현재는 70% 정도 손실이 났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대표적 상품은 독일금리연계전문 사모증권 투자신탁으로 약 1260억원 규모가 판매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은 약 2주전부터 해당 상품 피해 손실과 관련해 대책회의를 계속 열고 있다. 정채봉 부문장을 포함 WM부문 주도로 대책반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KEB하나은행은 미국과 영국 CMS 금리와 연동된 파생상품을 판매했다. 규모는 3000억원대 후반이다. KEB하나은행은 해당 상품의 만기가 1년 이상이고 다음달부터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에 수익률은 확인할 수 없다며 상품 손실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판매 규모는 KEB하나은행이 가장 커 내부에선 다각도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도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불완전판매에 관한 대처 방안을 논의했다. 우리은행은 최근 해당 상품과 관련해 임원 회의를 소집했으나 뚜렷한 대처 방안은 내놓지 못했다. 자본시장법상 은행이 고객에게 보상을 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이처럼 리스크가 큰 금융상품일 경우 판매 이후 고객에게 확인 전화를 해야 한다. 확인 전화는 녹취가 되기 때문에 고객이 ‘해당 상품은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라는 질문에 대답을 했다면 은행은 원금 보상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9월에 민원이 들어오면 당사자들의 주장을 들어보고, 은행이 상품판매할 때 고객의 투자자성향 분석을 제대로 했는지 또 상품 위험성을 제대로 고지했는지 볼 것”이라고 밝혔다.

한 증권사의 경우 해당 DLS 상품을 올 초 고객들에게 판매했다가 유럽 금리 인하로 위험성이 커지자 바로 판매를 중단했다. 이 증권사 관계자는 “초반에 판매를 하다가 금리가 고꾸라지면서 바로 판매를 중단했다”며 “해당 상품 구조를 알면 리스크를 바로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증권사도 미리 인지한 해당 상품의 리스크를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고객들에게 대거 판매했다는 책임론이 불거진다. 특히 일반적으로 증권사보다 은행에서 권유하는 상품이 더 안전하다고 느끼는 투자자들의 성향상, 해당 상품은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충분히 인지를 시켰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9월 만기가 돼봐야 손실 규모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 민원이 들어오지 않았고 9월이 돼봐야 상황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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