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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다이허 회의 곧 종료, 中 홍콩 사태 개입 확실

베이다이허 회의 곧 종료, 中 홍콩 사태 개입 확실

기사승인 2019. 08. 1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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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아닌 경찰과 무장경찰로 진압 나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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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 당국의 불허에도 시위대가 도심 곳곳에서 치고 빠지기식 시위를 벌이자 경찰은 최루탄을 발사하며 해산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지난 7월 하순 개막해 진행 중인 중국 당정 전·현(前·現) 최고 지도자들의 비밀 회동인 베이다이허(北戴河·허베이河北성 소재) 회의에서 홍콩 시위 사태 문제가 중요 의제로 떠오름에 따라 곧 모종의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당정 최고 지도부가 홍콩 공권력을 불신하는 현재 분위기로 볼 때는 무력 개입 조치가 확정됐을 개연성이 농후한 것으로 점쳐진다.

개입이 결정됐다면 이르면 다음 주 본격적으로 개시될 가능성이 높다. 이 무렵 회의가 끝나면서 결정사항이 하부에 하달돼 실행에 옮겨질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중국 권부(權府) 정보에 정통한 베이징 외교 소식통의 11일 전언에 따르면 지난 5월 말까지만 해도 미·중 무역전쟁, 당정 고위급 인사 등과 관련한 논의가 가장 시급했던 만큼 이번 회의의 주요 의제는 홍콩 문제가 아니었다. 그러나 6월 9일 103만명의 홍콩인이 동원된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개정안 반대 시위가 폭발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뭔가 조치를 논의해야 한다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어버린 것이다. 게다가 시위가 50일 가까이 이어진 7월 말의 회의 개막 때부터는 아예 핵심 의제로까지 부상했다. 당정 최고 지도부가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경우 중앙 정부의 정권이 흔들릴 걸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개입에 나설 병력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인민해방군이 아닌 무장경찰을 포함한 경찰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의 한 경찰 간부는 “현재 전국의 경찰 병력에는 비상령이 긴급 하달돼 있다. 언제라도 출동할 수 있게 매뉴얼에 따라 시위에 나선 불순한 홍콩인들을 가상 적으로 한 시위 진압 훈련을 하고 있다. 출동은 이제 시간문제인 것으로 본다”면서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알렸다.

중국이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군대가 아닌 경찰을 동원한 홍콩 사태 개입 카드를 사실상 결정한 이유로는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홍콩인들의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고려됐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과거 식민 종주국 영국과 미국의 반발 역시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무역전쟁 중인 미국의 파격 공세에 대한 부담은 결정적이다. 여기에 군대 투입이 30년 전의 6·4 톈안먼(天安門) 유혈사태와 같은 참극을 발생시킬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중국이 경찰 카드를 꺼낸 이유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군대가 아닌 경찰 투입이 현실로 나타나더라도 후폭풍은 걷잡을 수 없다. 홍콩인들을 결집시켜 사태를 악화일로로 치닫게 만들 소지가 있고 어떤 형태가 됐든 미국의 개입을 불러와 미중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농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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