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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35년 열혈 형사’ 최동규 경감...“경찰인 내 자신이 늘 자랑스럽다”

[피플] ‘35년 열혈 형사’ 최동규 경감...“경찰인 내 자신이 늘 자랑스럽다”

기사승인 2019. 08. 16.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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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랑경찰서 강력2팀장...2020년 퇴직 앞두고 수사 노하우 전수로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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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랑경찰서 강력2팀장 최동규 경감(58)이 중랑경찰서 형사과 당직실 앞에서 무전기를 든 모습. /김서경 기자
“부모님께 거짓말까지 하면서 경찰시험을 봤습니다. 당시 제복을 입은 경찰은 제 꿈이자 로망이었습니다.”

1985년, 대학 졸업을 앞둔 한 청년은 부모님께 “경찰도 되고 대학 졸업도 하겠다”라고 큰소리쳤다. 같은 해 6월 그는 ‘진짜’ 경찰이 돼 부모님과의 약속을 지켰다. 후배들에게 35년 경력의 수사업무 노하우를 전수 중인 서울중랑경찰서 강력2팀장 최동규 경감(58) 이야기다.

2022년 퇴직을 앞둔 최 팀장은 한 평생을 열정 넘치는 ‘강력계 형사’로 지냈다. 경찰이 된 뒤에는 형사가 되고 싶어 타자기를 구해 (진술을 받아적는) 밤샘 연습도 불사했던 그는 노력의 결실로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에서 형사 업무를 시작했다. 이후 2000년 5월 중랑경찰서로 자리를 옮겨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동안 숱한 사건 사고를 맞닥뜨리며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수사에 몰두해온 그는 단 한 순간도 ‘강력계 형사’로서의 자세와 마음가짐을 잃지 않았다는 자긍심으로 돌똘 뭉쳐있다. 기자가 강력팀을 찾은 날에도 밤 늦은 시간까지 사무실에 혼자 남아 사건기록을 검토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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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랑경찰서 강력2팀장 최동규 경감(58)이 휴일을 반납, 중랑서 망우지구대에서 수사 노하우를 전수하는 모습. /제공=최동규 경감
◇중랑구 구석구석 꿰뚫고 있는 ‘중랑 터줏대감’

중랑구에는 그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골목이 없을 정도로 최 팀장은 경찰서에서 ‘중랑 터줏대감’으로 통한다. 특히 중랑구는 아직까지 CC(폐쇄회로)TV가 설치되지 않았거나 차량이 들어갈 수 없는 골목이 많은 탓에 사건사고가 발생했을 때 일대를 꿰뚫고 있는 형사의 감에 의존해야 할 때가 많다.

그의 감이 가장 빛을 발했던 것은 지난 2010년 발생한 동남권 택시강도 사건. 현상금 300만원이 걸린 지명수배 전단이 뿌려질 정도로 수개월 동안 형사들이 골머리를 앓던 사건이었다.

16일 기자와 만난 최 팀장은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당시 수사팀장에게 ‘제가 잡겠다’라고 말했다”며 “광진구에서도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슬슬 우리 쪽으로 오는구나’라는 감이 왔는데, 다음 날 아침 신고가 떨어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당시 경찰은 범인을 잡기 위해 별도 전담팀을 꾸렸다. 사건 접수 6일차, 최 팀장의 지휘 아래 중랑서 형사과 80여명이 총출동했고 결국 범인을 검거했다. 그는 “검거 소식에 너무 기뻐서 3㎞를 단숨에 달려갔죠”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오인·불법체포 없어야” 수사 노하우 전수에 여념 없어

최 팀장은 요즘도 쉬는 날이면 지구대나 파출소를 찾아 후배들에게 ‘범인은 체포도 중요하지만 오인·불법체포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선량한 시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기 위한 다양한 수사 노하우 전수에 여념이 없다.

그는 지금도 신고를 받으면 현장으로 가장 먼저 달려간다. 사회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업무는 아니지만 최 팀장은 자신으로 인해 다른 이들이 마음의 위안을 삼을 수 있다면 가장 큰 보람으로 여기겠다는 초심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힘들었지만 형사의 길을 택한 나 자신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단 한 순간도 경찰인 내 자신이 자랑스럽지 않은 시간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최 팀장이 남긴 이 한마디가 그의 형사 인생 35년을 말해주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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