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으려는 금융소비자들은 대출 시점을 최대한 늦추는 게 이득이 될 전망이다. 한국은행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시장금리도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주담대 금리가 더 떨어진다는 얘기다. 특히 혼합형(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더 낮다. 고정금리 주담대를 선택하는 게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변동금리를 선택하려는 금융소비자들도 한 주 기다리면 더 싸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변동금리 주담대의 기준금리가 되는 코픽스 지수가 저금리 영향에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주담대 혼합형(고정)금리가 최근 한 달 사이 적게는 0.25%포인트에서 많게는 0.35%포인트 떨어졌다. 혼합형(고정)금리 주담대는 대출을 받을 시점부터 5년간 금리가 고정되지만 이후에는 변동금리로 바뀌는 대출이다. 금리 수준이 가장 낮은 곳은 국민은행으로, 최저 2.15%에서 최고 3.65%를 적용하고 있다. 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KEB하나은행이었지만, 이 곳 역시 최저 2.527%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었다.
혼합형(고정)금리는 더 하락할 전망이다. 기준금리가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채 금리는 지난해 말 2.089%에서 이달 12일 1.392%로 0.697%포인트 하락했다. 이 같은 추세를 감안하면 ‘금리 1%대 주담대’가 다음 달이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변동금리 주담대도 내림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별로 조금씩 차이는 보이지만 최저금리가 2% 후반대에서 3% 초반대를 나타내고 있다. 게다가 이달 16일엔 7월 코픽스 지수가 공시되고, 이를 반영한 변동금리 주담대가 19일부터 나온다. 한 주만 기다리면 금융소비자들은 보다 싼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코픽스 지수는 4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한편, 혼합형(고정)금리 주담대와 변동금리 주담대의 금리 격차가 많게는 1%포인트 이상 벌어지면서 대출 갈아타기 수요가 늘고 있다. 은행에서 주담대로 5억원을 금리 3.5%로 빌렸다면 내야할 대출 이자만 연간 1750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대출을 바꿔 금리 수준을 1%포인트 낮췄다면 이자 부담을 연간 500만원이나 줄일 수 있다. 주담대는 보통 10년 이상 장기간 이용하는 만큼 수천만원에 달하는 이자 부담을 덜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대출 갈아타기도 주의할 점이 있다. 대출을 받은 지 3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중도상환수수료율을 지불해야 한다. 중도상환수수료가 대출원금의 1.2~1.4% 수준이 되는 만큼, 이자 감소폭보다 수수료 부담이 크다면 기존 대출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아울러 대출을 변경할 경우 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하지만 신잔액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 주담대로 갈아타는 경우에는 한도가 줄어드는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신잔액 코픽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기존에 받은 대출한도를 이어갈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경제보복 등으로 인해 글로벌 경기가 침체되자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저금리 장기화로 인해 주담대 금리 내림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