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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하나금융號 8년간의 도전과 과제④]리딩 금융그룹 경쟁, 하나금융투자 성장이 관건

[김정태 하나금융號 8년간의 도전과 과제④]리딩 금융그룹 경쟁, 하나금융투자 성장이 관건

기사승인 2019. 08.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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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순익 1521억원…531% 증가
그룹내 이익 기여도도 두번째로 커
NH·KB 이어 신한도 자기자본 4조
김 회장 '2위권 도약' 위해 결단 필요
우수인력 영입 등 IB부문 강화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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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까지 비은행 비중을 30%까지 올리겠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초기부터 내세운 중장기 목표다. 핵심 계열사인 KEB하나은행이 그룹 전체 이익의 8~90%를 벌어들이고 있는 만큼 비은행 부문을 키워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김 회장이 하나금융을 이끈지 8년째지만, 올해 상반기 기준 비은행 비중은 15%가 채 되지 않는다. 그동안 은행은 가계대출을 늘리며 이자수익을 확대, 실적을 개선해 왔지만 비은행 부문은 고전을 면치 못한 탓이다. 신한·KB금융이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동안 하나금융은 3위권 경쟁에 머물러 있다. 김 회장의 고민도 여기서 시작된다. 단기간에 1위로 올라서긴 힘들지만 2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라도 성장 동력이 정체된 은행을 벗어나 비은행 부문을 성장시키는 것이 관건이다.

특히 김 회장이 주목하는 건 하나금융투자다. 현재 그룹 내에서 이익 기여도가 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크고,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카드는 업계에서의 규모도 작은데다 규제산업인 탓에 이익 확대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롯데카드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기대할 수 있는 곳은 하나금투뿐이라는 시각이다.

사실상 마지막 임기를 지내고 있는 김 회장이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선 하나금투 지원이 중요하다. 다른 금융지주 소속 증권사들의 자본은 모두 4조원을 넘어선 만큼 더 이상 증자를 늦춰선 안된다. 외환·하나은행 합병을 통해 은행 규모를 키운 만큼 증권사 매물이 나올 경우 김 회장의 결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하나금투는 지난해 연간 순이익 1521억원을 기록했다. 김 회장의 취임 첫 해인 2012년 하나대투증권(현 하나금투)의 순이익 241억원보다 531%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1528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면서 연간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그룹 내 이익 기여도는 지난해 상반기 8.2%에서 12.7%까지 확대됐다. 은행·카드·캐피탈 등 주요 계열사의 실적이 모두 부진했기 때문이다. 은행의 비중이 85.8%에 달하고, 비은행의 비중이 14.2%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비은행 부문의 대부분은 하나금투가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하나금융 내에선 ‘넘버 2’로 위상을 다지고 있지만 다른 금융지주 소속 증권사들과 비교했을 때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NH투자증권(5조1000억원), KB증권(4조6000억원)은 이미 자기자본이 4조원 이상으로 초대형 IB로 인정받은데다, 신한금융투자도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4조원을 넘어서게 됐기 때문이다. 상반기 기준 순이익을 살펴보면 NH투자증권이 2792억원, KB증권 1689억원, 신한금투 1482억원으로 하나금투는 업계 세 번째 수준이다.

다행인 점은 하나금융과 하나금투가 자본확충을 통한 초대형 IB 도약에 공감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제는 시점이다. 신한금투마저 초대형 IB로 한 발 더 다가선 만큼 하나금투 역시 시점을 마냥 늦출 수는 없다. 김 회장의 빠른 결단이 필요한 셈이다.

하나금투를 중심으로 하는 IB부문 강화도 중요하다. 실제 해외 대체투자 등을 늘리며 IB부문 성과도 내고 있다. IB부문은 올해 상반기에만 105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지난해(719억원)보다 47.3% 성장했다. 이같은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선 우수 인력을 꾸준히 영입할 필요가 있다. 해외 대체투자 등에 대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도 중요하다. 대내외 변동성이 커진 만큼 경기 침체시 부실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이 M&A를 통해 은행을 키웠던 이력을 고려하면 향후 증권사 매물이 나올 경우 인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미래에셋대우·KB증권 등이 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렸다는 점에서 김 회장도 M&A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 하나금투 관계자는 “추가 증자는 시장 및 영업 환경, 경쟁사 동향, 그룹 및 당사 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해야 할 사항으로 하나금융지주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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