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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로 서파푸아 주도에 폭동 발생

인종차별로 서파푸아 주도에 폭동 발생

기사승인 2019. 08. 20.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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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onesia Papua Protest <YONHAP NO-2583> (AP)
마노크와리에서 차량을 불태우는 폭도들/사진=AP연합뉴스
뉴기니섬 인도네시아령 서파푸아 주도인 마노크와리에서 인종차별이 도화선이 된 폭동이 발생했다고 19일(현지시간) 자카르타 포스트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마노크와리의 폭도들은 가로수를 잘라 바리게이트로 삼고 도시 주요 도로들을 차단했다. 세 대의 차량과 두 대의 오토바이가 소실됐고 지방의회 건물은 방화로 화염이 치솟는 가운데 도로에서는 폐타이어들이 불탔다. 20일 인도네시아 법무인권부는 “전날 서(西)파푸아주 소롱시의 교도소에 시위대가 불을 지르고 돌을 던지자 이에 동요한 수형자들이 교도소 외벽을 부수고 탈옥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사건이 일어나자 모하마드 라꼬따니 서파푸아 부지사는 해리 루돌프 나학 서파푸아 경찰청장(준장), 요피에 오네시무스 와양카우 까수아리 주둔 지역군 사령관(소장)과 함께 시위대 대표들과 만났다. 회합은 처음엔 평화적이었지만 관료 세 사람에게 시위대가 돌을 던지면서 상황은 폭동으로 변했다.

데디 쁘라스티요 경찰청 대변인은 “폭도들 대부분이 수바라야에서 벌어진 파푸아 학생들에 대한 공격에 격분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모하마드 부지사는 시위시민들의 요구내용이 현실적이라면 이에 부응하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폭동은 지난 일요일 동부 자바 수라바야 기숙사의 파푸아 학생들이 74주년 독립기념일 행사참여를 거부한 것이 발단이 됐다. 분리 독립 움직임이 활발한 파푸아 지식인과 젊은이 중에는 파푸아를 강점한 자바 중심의 인도네시아 중앙정부에게 차별당하고 수탈당한다고 여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에 기분이 상한 인도네시아군은 악명 높은 이슬람수호전선(FPI) 극렬민병대, 극우 성향의 빤짜실라 청년단(PP)과 연계해 수라바야 깔라산 거리의 파푸아 학생들 기숙사로 쳐들어가다가 기숙사 근처에 국기가 훼손돼 버려진 것을 보고 더욱 격분했다. 그들은 기숙사 문을 두드리며 그 안의 학생들을 개, 돼지라고 부르며 모욕했다. 알꾸란이 불결하다고 규정한 동물을 사람에게 비유하는 것은 가장 직접적인 이슬람식 모욕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FPI와 PP 조직원들도 몰려왔다. 그들은 기숙사문을 파손하고 건물에 돌을 던지며, ‘파푸아인들은 꺼져라’, ‘파푸아인들을 죽여라’ 수 시간 동안 외치며 공포분위기를 조성했다. 고립된 기숙사 안으로 음식을 반입하려던 선의의 인도네시아 학생들마저 공격을 받고 경찰에게 체포됐다.

다음날 아침 최루탄을 쏘며 기숙사로 진입한 경찰은 밤새 지친 비무장 학생 43명을 체포했다가 저녁에 모두 훈방했다. 하지만 파푸아학생들에 대한 욕설장면이 소셜미디어를 타고 파푸아 현지로 퍼지면서 마노크와리의 폭동으로 비화된 것이다.

파푸아뉴기니섬 서쪽 반인 파푸아 지역은 독립전쟁과 헤이그 원탁회의 결과 1949년 12월 네덜란드가 인도네시아에 주권을 이양할 당시엔 인도네시아 영토에 포함되지 않았다가 1969년 석연치 않은 주민찬반투표를 통해 인도네시아에 공식 편입됐다. 이후 동티모르, 수마트라 북단 아쩨와 함께 인도네시아의 3대 분리 독립운동 지역으로 꼽혔다. 동티모르는 2002년 5월 실제로 독립해 인도네시아에서 분리되고 아쩨는 2004년 12월 16만7000명의 사망자를 낸 동남아 쓰나미를 계기로 아쩨독립운동단체 GAM이 중앙정부와 평화협정을 맺으며 분리 독립 움직임이 잦아들었다. 그러나 파푸아는 최근까지도 자유파푸아운동(OPM)을 중심으로 사보타주, 외국인 납치, 중앙정부군과의 총격전 등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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