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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규모’ 두고 울고 웃는 은행권

‘채용규모’ 두고 울고 웃는 은행권

기사승인 2019. 08.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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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뱅킹 등 비대면 거래 급증
영업점 감소로 인력 감축 불가피
내달 신규채용규모 아직 못 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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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채용규모를 놓고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이 고민에 빠졌다. 2곳 모두 희망퇴직 등을 실시해 지난 1년간 직원수를 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규 채용을 쉽게 늘리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뱅킹이 보편화되면서 은행 영업점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권고대로 신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희망퇴직을 단행한 만큼, 그에 상응하는 일자리를 내놓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금융당국의 ‘고용창출 성적표’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당국은 개별 금융회사를 평가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아직 채용규모를 확정 짓지 못한 KB국민·KEB하나은행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최근 비대면 영업 확산으로 인력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을 고려해 일자리 창출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은 다음달 ‘하반기 채용공고’를 낸다. 하지만 아직까지 채용규모를 확정 짓지 못했다. 이들 은행은 1년에 한 번 하반기 채용을 통해 신규 직원을 선발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아직 채용규모를 논의 중인데, 1~2주 정도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도 “채용 인원을 아직 검토 중이며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진행할 것같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일찌감치 채용규모를 공개했다. 올해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우리은행은 750명, 신한은행은 1000명을 채용한다.

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이 채용 규모를 두고 골몰하는 이유는 최근 금융권 환경이 급격히 변했기 때문이다. 모바일 앱을 통해 비대면 거래를 하는 고객이 급증하면서 영업점이 줄어들어서다. 전체 채용인원 중 대다수를 차지했던 영업점 직원 채용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환경인 셈이다. 우리·신한은행과 달리 창구 직원 채용을 별도로 진행하지 않는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금융당국의 ‘일자리’ 압박도 부담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말 ‘은행권 일자리 창출 효과’를 측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은행들의 하반기 채용규모가 결정된 이후에야 조사결과가 나오는 만큼, 은행권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금융권에선 측정 결과가 이달 27일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주최로 열리는 채용박람회 전후에 발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금융위는 지난 5월 신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수단으로 ‘희망퇴직’을 제시한 상황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1월 610명의 희망퇴직을, KEB하나은행은 올 상반기 250명 퇴직자가 발생했다. 그에 상응하는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지점 통폐합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무조건적으로 일자리 수를 늘리는 것이 장기적으로 효과적인지는 의문이고, 은행에도 큰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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